지정 해수욕장 VS 비지정 해수욕장 무엇이 다른가

▲제주시 구좌읍 소재 월정리 해수욕장(월정리해변)

휴가철이 도래했다. 제주를 방문하는 여행객들 대부분은 시원한 바닷바람, 금빛 모래 등 에머랄드빛 제주의 바다를 만끽하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최근엔 국내 여행객은 물론 해외여행객까지 급증하면서 제주도내 해수욕장은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제주로 입국한 해외여행객은 22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81%나 증가했다.

제주도는 지난 6월 21일 금능으뜸해수욕장과 이호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고 피서객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일부 해안가를 제외하곤 읍.면 단위의 마을에는 해수욕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제주도 해수욕장 마다 사람이 찾는 빈도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해수욕장은 매년 여름철이면 많은 인파가 모이는가 하면 어떤 해수욕장은 같은 시기임에도 한산한 곳을 보이는 곳도 있다.

이처럼 해수욕장의 방문객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해수욕장이 따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해수욕장은 크게 지정 해수욕장과 비지정 해수욕장으로 나뉜다. 제주에는 30여 곳의 해수욕장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지정되어 있는 해수욕장은 12곳에 불과하다.

우선 제주시에는 이호, 곽지, 금능, 협재, 삼양, 함덕, 김녕 등 7곳이 있으며, 서귀포시에는 중문, 화순, 표선, 신양, 하효 등 5곳이 있다. 대정읍에 위치한 하모해수욕장의 경우 지난 2012년 지정 해수욕장이었으나 이후 백사장이 대거 유실 되면서 2013년도부터 비지정 해수욕장으로 전환됐다. 대게 해수욕장은 해당 지역 마을회에서 관리하는데 하모해수욕장은 백사장이 유실된데다 이를 관리할 인력이 없기 때문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 지정 해수욕장의 충족 요건은?

제주도는 해마다 각 마을로부터 해수욕장 지정 신청을 받고 있는데 지정 요건을 충족하면 행·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우선 지정 해수욕장으로 충족되기 위해서는 해수욕장 시설물 설치 및 관리규정에 의거해 정해진 기본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안전관리는 최우선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수욕장 내에 감시탑이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어야 하며, 해수욕장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종합관리사무소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인명구조시설은 물론 화장실, 세면대, 샤워장, 식수대 등도 갖춰져 있어야 하고 모래사장의 청결상태도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모든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해수욕장으로 지정된다. 해수욕장으로 지정되면 안전요원을 포함해 순찰대원과 구명보트가 지원된다. 무엇보다 마을회에서 지정 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정 해수욕장으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

▲제주시 구좌읍 소재 세화해수욕장(상)과 하모해수욕장(하)

# 추천할 만한 도내 비지정 해수욕장

비지정 해수욕장이라고 해서 해안풍경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비지정 해수욕장은 제주시 동부권에 많이 자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월정리 해수욕장(월정리해변)이다.월정리 해변을 포함해 행원, 평대, 한동, 세화, 하도, 종달, 우도 등의 해변들이 모두 비지정 해수욕장들이다. 이 곳 대부분은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바다 풍경은 지정 해수욕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해안가를 가로지르는 월정리 해안도로는 제주시 서부권의 대표적인 애월 해안도로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또 최근엔 드라이브 장소로 유명해지면서 즐겨 찾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도리 해수욕장 역시 비록 비지정 해수욕장이지만 바다 풍경은 매우 빼어나다. 과거보다 백사장이 많이 유실되긴 했지만 수심이 얕은데다 파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 섬 속의 섬 우도 해수욕장

섬 속의 섬이라 불리 우는 우도에도 해수욕장이 3곳이나 있다. 모두 비지정 해수욕장이다. 먼저 우도면 서광리에 자리한 산호해수욕장은(홍조사 해수욕장) 백사장 길이가 무려 1km나 된다. 특히 이곳은 수심에 따라 빛깔을 달리하는 바다색과 더불어 백사장의 눈부신 풍경이 압권이다.

또 우도면 조일리(朝日里) 해안에 위치한 검멀레 해수욕장 역시 해안 풍경이 아름답다. 검멀레라는 명칭은 해안의 모래가 전부 검은색을 띄고 있어서 붙여졌다. 게다가 해안 끝에 자리한 검멀레동굴은 무더운 여름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주기에 제격이다. 마지막으로 우도 북동부에 위치한 하고수동 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다.

이처럼 비지정 해수욕장도 지정 해수욕장 못지않게 아름다운 해안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비록 지정 해수욕장 보다 인파가 적고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지는 않지만 비지정 해수욕장도 잘만 찾는다면 올 여름 더위를 이기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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