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루방의 쓴소리/단소리]

국내 대표적 중앙언론인 조선일보가 20일 단독으로 보도한 ‘목포와 제주도를 해저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방안 추진’기사가 큰 이슈가 되면서 사실 확인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면서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 1위를 차지하는 등 거대 파장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 TV조선 갈무리
이날 조선일보는 “20일 국토교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남도의 건의로 내년 초 수립예정인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에 이 사업을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포와 제주 간 해저 고속철도 구상이 성사될 경우, 서울에서 제주까지 KTX를 타고 2시간28분만에 갈 수 있다"며 “전남 목포에서 해남, 보길도, 추자도를 거쳐 제주도까지 171㎞ 구간을 고속철도로 연결한다는 것으로, 포스코건설이 해남에서 보길도 구간은 다리로 연결하고 보길도-제주도 구간은 해저터널로 뚫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이러한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포스코건설로부터 서울∼제주 간 KTX 사업에 대한 보고를 일체 받은 바 없다"며 "추진을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자 곧바로 조선일보가 후속기사를 통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불해저터널과 일본의 세이칸 터널, 스웨덴 덴마크를 잇는 외레쥰드 수중 해저터널 다리 등의 성공적 해외 사례로 들며 충분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해저터널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목포와 제주 간 이어지는 해저 고속철도에 대해 경제적 효능은 물론 효율성 조차 검토하지 않은 상식을 벗어난 프로젝트라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에는 재원확보가 중요한데 천문학적인 재원확보를 누가 부담할 것이며, 향후 대형 문제 발생 시 전남과 제주 간 책임소재에 대한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특히, 전남도는 이번 해저터널 보도에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신공항 건설이 우선인 제주도의 분위기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 뉴시스
이날 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후 제주도는 "해저터널에 대해 정부와 제주도간 어떠한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또한, 제주도가 추진하는 사항도 전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런데 이러한 ‘목포와 제주 간 해저터널’보도가 나간 후 각종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경제적 파장이 이어졌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제주도를 해저 고속철도 KTX로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저터널 관련주가 급등했다.

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이후 20일 오전 증권가에는 해저터널 관련주들 특수건설, KT서브마린, 한국선재, 울트라건설 등이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 이상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제외한 국내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제주 해저터널의 실체는 전남도의 건의안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 확정할 예정인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에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 프로젝트를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도와 같이 포스코건설 참여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결국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건은 해프닝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도의 간절한 바람이지만 같이 고민하고 공유해야 하는 제주도의 반응이 그리 녹록치 않다.
특히, 수십조에 달하는 공사비와 경제적 가치, 그리고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하는 바보는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구상하고 있는 한·중 해저터널 이야기가 와전되면서 마치 사실인양 부풀려 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중론이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이후 한국과 중국의 한. 중 해저터널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였지만, 막대한 투자비 지출에 대한 비판여론과 민간투자 제안도 부족한 상황 속에 결국 구상에만 그쳤다.

당시 한·중 해저터널은 충청도와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이 노선 유치를 제안하고 있었으며, 특히 인천~웨이하이(341㎞), 화성~웨이하이(373㎞), 평택~웨이하이(386㎞) 등의 구간 건설이 거론되었다.

천문학적인 공사비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반기는 전남도와는 달리 신공항 건설에 올인하는 제주도의 시큰둥한 반응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매번 거론될 때마다 실현 불가능의 가십거리로만 전락하는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건이 또 다시 거론되는 상황에 필자와 제주도민들은 각종 ‘음모론(陰謀論)’기승에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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