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 늘고는 있지만 신규 허가되면 제주는 전쟁터 될 것

최근 제주도 뿐 아니라 국내서 신규 카지노 허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3월 인천 영종도에 처음으로 외국계 기업에게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이 허가(사전심사적합)됐다. 첫 물꼬가 트임에 따라 제주에도 외국계 기업 진출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엔 카지노 시설이 8개소가 있다. 제주에 손을 뻗으려는 신규 카지노만 6곳이나 된다. 원희룡 도지사는 일단 '스톱'을 외쳤지만, 신규 허가는 시간문제일 뿐으로 점쳐진다. 과연 제주도 카지노 산업이 적정한지에 대해 <뉴스제주>가 짚어봤다. [편집자 주]

 

▲ 크루즈 관광객.

# 크루즈 선상 카지노까지 더해지면 제주 카지노 14곳

여기에 크루즈 선상 카지노가 더해지면 제주도는 그야말로 카지노 전쟁터가 된다. 신규 카지노는 6곳으로 늘어나고 모두 허용된다면 제주도엔 카지노가 무려 14곳이나 조성된다.

올해 4월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세월호 문제로 한창 시국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크루즈 선상 카지노 사업권이 포함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 법률안은 지난해 7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2만톤급 이상 크루즈 선박은 외국인에 한해 공해상에서 선상 카지노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문제가 좀 복잡하다. 이 법률안이 통과되더라도 크루즈가 국내 영해로 들어오면 영업을 할 수 없다.

문체부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크루즈가 국내 영해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문체부 관할이 되기 때문에 선상 카지노 영업은 불법이 된다. 현재 국내서 운영 중인 전국 17곳의 카지노만 허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엔 좀 달라진다. 제주에선 카지노 허가권이 도지사에게 있기 때문에 도지사가 제주 영해상에서의 선상 카지노 허가를 줄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와 외국을 항해하는 선상 카지노 허가는 제주도에 있다고 정부와 협의됐다”고 밝혔다. 만일 도지사가 이를 허가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제주로 오는 크루즈 카지노 선박은 문체부에서 카지노 사업을 허가하지 않은 곳엔 갈 수 없게 된다. 즉, 중국과 제주를 오가는 크루즈는 인천이나 부산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법률안은 이상민(새정치민주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국회서 계류 중이어서 통과가 불투명하다.

▲ 카지노 시설. ⓒwikimedia.org

# 외국인관광객 늘고는 있지만 신규 허가되면 제주는 전쟁터 될 것

도내 카지노 업계 수익 일정 부분을 크루즈에서 잠식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제주도내 카지노 사업은 전쟁터로 변모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제주도내 카지노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4만7000명이다.

도내 카지노 업계 관계자 말에 의하면, 현재 도내 카지노를 찾는 일일 평균 관광객은 1000명이 조금 안 된다. 8곳이 나눠먹고 있으니 수익성이 그다지 좋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지난해 도내 카지노 업체들의 총 매출액은 216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2년에 1439억 원에 비해 무려 50.7%나 급증했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한 해 매출액에 따라 1, 5, 10%의 관광진흥기금을 내도록 돼 있다. 매출액이 10억 원 이하면 1%, 10억 원 이상 100억 원 이하면 1000만 원에 5%를 더하고, 1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4억6000만 원에 10%를 부담해 관광진흥기금을 조성하게 돼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이들 8곳의 카지노 수익으로 거둬들인 관광진흥기금이 총 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입도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 8월 현재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당분간 카지노 중흥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규 카지노가 들어서면 카지노 업계 간 ‘박 터지는 싸움’이 재개될 것은 분명하다.

카지노 업체가 늘수록 관광진흥기금은 늘어나겠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지게 되는 국내 호텔업계의 수익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 드림타워 내에 계획 중인 카지노 부지는 4만1572㎡로, 현재 도내 카지노 시설과 비교해 최소 10배 이상 큰 규모다.

거기다 원 지사가 구상하는 가이드라인에 관광진흥기금 비율을 더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신규 카지노 시설이 사업자 계획대로 들어서게 되면 국내 카지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원 지사는 카지노 시설규모에 대한 적정크기 제한을 두고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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