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서쪽하늘을 바라보면 유달리 밝게 보이는 별이 하나 있다. 개밥라바기별, 바로 금성이다. 비너스나, 금성이라는 이름보다 정감있는 개밥바라기. 샛별과 함께 금성의 우리말 이름이다.

지금에야 서양별자리가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별자리가 있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는 우리에게 늑대의 별, 천랑성이었다. 이 천랑성에서 남쪽 바다 수평선으로 내려가 희미하게 빛나는 별에게 우리는 무병장수를 빌었다. 그별이 바로 노인성이다.

워낙 낮게 위치해서 희미하게 보이지만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1.4등급) 다음으로 밝은(-0.6등급),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흰빛의 별이다.

서양의 별자리에서는 용골자리 알파(α)별 - 카노푸스(Canopus)라고 부른다. 겨울철의 오리온자리 왼쪽 밑을 지나 시리우스 아래에 위치하는데,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노인성이 보이는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남단인 제주도에서, 그리고 남쪽이 트여 있는 서귀포지역에서 노인성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 된다.

다른 우리의 별자리들처럼 많이 잊혀진 별이지만 노인성은 무병장수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서귀진이라는 성에 올라 바라보는 노인성을 영주 12경 중 하나로 꼽고, 평생에 한번은 꼭 봐야하는 그러한 별이었다.

노인성은 초봄에 저녁때 떠오르기 때문에 지금이 노인성 관측의 적기이다. 날씨가 맑은 날 주변사람들과 함께 옛 선조들처럼 노인성을 찾아 무병과 장수를 기원해보자.

노인성을 찾지 못하겠다면 노인성을 보기 좋은 위치해 있는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을 찾아가자.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망원경으로 직접 하늘의 대상을 볼 수 있는 관측실과 밤하늘을 기계로 재현해 체험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 외부 조형물과 내부 전시실 등이 있다.

요즘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금성과 화려하게 날개를 펼친 듯한 오리온대성운을 관측할 수 있고, 봄에는 고리로 몸을 치장한 토성이 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날이 흐려서 별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천체투영실에서 재현된 별들과 화려한 입체 영상물을 즐길 수 있다. 외부 조형물과 내부의 전시실을 통해서는 망원경과 우주에 대해서 좀더 살펴볼 수 있다. 매달 두 차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천문강좌가 진행되며 그 밖에도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는데, 노인성을 보는데 가장 좋은 시기인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무료개방 행사를 하니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을 찾아서 무병장수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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