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의 달력도 어느새 두 장째 넘길 시점에 와있는 요즘 행정당국이나 농촌의 화두는 감귤원 간벌이다.

2009년산 노지감귤은 해거리 현상으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70만톤 가량 생산될 것으로 관련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예견되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서 하늘을 원망하거나, 어떻게 되겠지 하고 치부해 버리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행정당국에서는 대풍작으로 인한 가격 폭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자 1/2간벌, 감귤안정생산직불제사업 등 감산시책 추진으로 적정가격 실현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감귤 감산시책을 추진하면서 느낀점을 몇가지 적고자 한다.

첫째, 감귤농가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7년에도 풍작으로 인한 가격 폭락이라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위기의식 불감증은 홍보 부족이라거나 시책사업을 몰라서가 아니다. 해거리현상 = 풍작 = 가격 폭락이라는 예측 가능한 상황임에도 당장 눈 앞의 일이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아직도 무임승차 할려는 습성이 남아 있다. 감귤농가 대부분이 감산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나는 면적이 적으니까 혹은 당초 감귤나무를 심을 때 넓은 간격으로 심었으니까 안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농가가 많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셋째,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이라는 이기적인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업선진국들도 과일 대풍년은 있게 마련이다. 물론 해당 국가의 정부차원에서 적정생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농부 또한 열매솎기, 산지폐기 등 자율적인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귤은 제주의 생명산업이요, 경제작물이다. 그만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적정생산은 누구는 실천하고 누구는 안해도 되는 사항이 아니라 감귤농가 전체의 문제요 숙제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1/2간벌 등 감산시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로서는 개방화는 필연적이다. 수입개방으로 값싸고 품질 좋은 농산물이 수입될 것이고, 구매자는 동일 품목에 비슷한 품질이라면 값이 저렴한 수입농산물을 구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가 국제화, 세계화를 말하면서 수입농산물은 배격하고국산품만을 애용하라는 호소는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어느 시인이 말하기를 『행복은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고품질감귤 적정생산으로 제값을 받고 농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필때 농부도 행복한 것이요, 이를 바라보는 나 또한 행복한 것이다. 더 늦기전에 바로 실천해 나가는 현명한 농부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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