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賞)을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시인 보들레르(Charles Baudelarie:1821-1867)는 상에는 인간 및 인간성에 상처를 주며 염치를 무디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고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는 모든 상은 불행을 초래하는“악마의 발명품”이라고도 했다. 지구촌의 여러 상 중에 왕중왕에 비견되는 노벨상도 모두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1905-1980)도 1964년 노벨문학상 후보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왕립 스웨덴 아카데미에 수상자 명단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상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한) 투쟁이 끝났을 때만 주는 것이라며 작가는 스스로 기관화되는 것을 거부해야 하

 


하지만 이러한 명사(名士)들의 상에 대한 비판과 달리 대다수는 상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많을 듯 싶다. 그래서 너나없이 지방자치단체들이 홍보비를 들고 상을 타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일 것이다.


 


최근 KBS 소비자고발(2.18,수)을 통해본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수상관련 보도는 충격 그자체이다. ‘돈주고 상받기’ 라는 관행으로 떠돌던 소문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주관사는 홍보비를 받고 ‘상장사’를 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은 혈세로 상을 사고, 다시 상을 받은 지자체는 이를 시장의 치적이나 지자체의 업적으로 둔갑하고 있었다.


 


더욱 충격인 것은 여기에 서귀포시청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서귀포시는 애초부터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수상에서 자격이 될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버젓이 행정시인 서귀포시는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2009 행복한 도시대상과 2008 서비스경영대상에 선정되었다. 게다가 이는 동일한 언론사에 의해 주어진 이름만 다른 상이었다. 한마디로

 



 





물론 상을 받음으로 해서 행정시 관계자는 홍보효과가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돈받고, 상주고, 기사를 써주는” 언론, “돈주고 상받고 보도자료를 자랑스럽게 선보이는” 서귀포시의 천박함이란 오십보백보에 다름아니다. 지자체는 상받아 좋고 ‘상장사’를 하는 주관사들은 광고수입을 올려 좋으니 서로 누이좋고 매부좋다는 식이다. 그 가벼움에 분노를 느낀다.


 


결론적으로 이제 기초자치단체장 개인의 입신양명에 불과한 ‘돈주고 상받기’를 이제 그만하자. 상이라는 것은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때 권위가 생긴다. 하지만 서귀포 행정시는 돈주고 상받고 홍보하면 지역주민들이 이를 액면그대로 믿고 “상”의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럼 반문해본다. 상받고 기념촬영하는 기쁨에 겨워 혈세가 나가는지도 모르



<오상준 탐라자치연대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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