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그동안 제주도정이 바뀔 때마다 선거공신들이 제주도 산하 주요 기관이나 단체 수장자리를 꿰차면서 ‘논공행상(論功行賞)’ 혹은 ‘회전문 인사’ 등 보은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인해 지방선거는 도민들을 위한 선거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면서 도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는 상황이 이어져 왔었다.

이러한 제주도의 도민 배려 없는 선거공신에 따른 주요 공직자리 및 기관장 인사정책으로 도민들로부터 신뢰하락으로 인한 괴리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이 들어서면서 그동안 연임을 보장받기 위해 줄 세우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개방형의 주요 공직 및 기관장의 임기를 도지사와 함께 하는 제도’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는 민선6기 출범하면서 주요 공직 및 도 산하 주요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의지도 피력했다.

원 지사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인사를 공론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분열을 없애겠다는 방침하에, 조례 개정 전이라도 제주도의회와 협의해 우선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면서 주요 공직 자리와 도 산하 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도정이 바뀔 때 마다 생기는 낙하산 인사와 관피아 논란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은 박정하 정무부지사와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 등 두 번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특히, 그동안 ‘선거 승리자들의 논공행상’을 불편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던 도민들로서는 이번 2번의 청문회는 새롭고 획기적으로 받아들였다.

더욱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도민들을 대표하는 대표적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에서 고위 공직자들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 비해 부정적 평가 또한 이어진 것도 사실이다.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비전과 수행능력, 그리고 업무에 따른 역량능력 등 자질 검증보다 자극적인 신상털기식에 집중했다는 지적이 오히려 우세했다.

특히, 이기승 내정자 같은 경우 인사청문회가 가져야 하는 자질점검보다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 자극적인 개인 사생활까지 들춰내는 모습이 도내, 외적으로 공개되면서 내정자를 떠나 일반 개인에게 감당할 수 없는 자괴감과 자멸감을 공개적으로 떠안겨주는 장으로 이어졌다.

더욱 논란이 불거진 것은 ▲ 내정자의 ‘카드사용 및 통장 거래 내역’이 전면 공개로 인한 개인 금융거래 내역, ▲ 내정자의 부모가 일본으로 넘어간 경위와 생활여건, ▲ ‘내정자와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출입국 관리기록’ 등 후보자 자질이나 능력 검증보다는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 요구가 주를 이뤘다.

이로 인해 이기승 내정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이번 인사청문회가 큰 상처를 줬다는 이견이 잇따르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인사청문회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자질과 더불어 공직자로서의 올바르고 곧은 성향을 위한 도덕성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그렇지만 도덕성 검증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적 성향이나 자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악의적 신상 털기로 개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만인이 보는 앞에서 철저히 만신창이가 되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곤란하고 지양해야 할 것이다.

향후 이어질 제주시장 후보자와 제주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어진다.

박정하 정무부지사와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진행과정에서 제기되었던 각종 논란을 잠재울 인사청문회 매뉴얼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검증절차를 통해 제주 발전을 위한 진정한 일꾼을 발굴해 나간다면 제주를 넘어 전국적인 모범적 인사청문회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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