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정 병원, 격리병동·전문의·의료설비 등 운영 부실”...배재정 의원, 국립대학병원 대상 에볼라 감염 대응 시설 조사 결과 발표

▲ 제주대학교 병원ⓒ뉴스제주
전 세계 감염자 중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출신 에볼라 감염 또는 의심환자가 9936명에 이르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첫 발병한 지난 4월 이후 이 지역의 감염자·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환자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국내에도 확산되면서 실태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6개 국가지정 국립대 병원의 허술한 의료시설과 관리상태가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제주대학교 병원은 감염 우려로 일반 환자와 격리를 해야 하는 격리병동에 현재 일반 환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은 23일 국정감사에서 6개 국가지정 국립대 병원의 에볼라 바이러스 의료 시설이 턱없이 열악한 상황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배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와 경상대, 충남대, 전북대, 전남대, 제주대의 6개 대학병원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 호흡기 전염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실이 있다고 보도되었으나, 조사결과 부실한 관리가 이어지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먼저 서울대 병원의 경우 호흡기 전염병 환자를 격리수용하는 음압격리실 4실(6병상)과 일반격리실 4실(19병상)을 구축했다고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2실(4병상)만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 병원 측은 기준에 따라 완전한 격리병동 체제를 구축할 경우 기존 병상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격리시설의 경우 의료진의 안전과 감염관리를 위해 격리구역 안에 별도의 실험실과 의료폐기물 보관 공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병원들은 이 같은 완전한 격리병동 체제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배 의원은 “지난 2009년 약 12억원의 국비지원을 받아 26병상을 설치한 병원도 에볼라가 실제 발생할 경우 시설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단 한 명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의 답변서를 보내왔다”며 충격적인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더불어 격리병동의 운영 수준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대 병원은 격리병상을 현재 일반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주대 병원 측은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 환자를 옮기고 격리병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일반 환자와 격리해야 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병원 측은 즉시 출입구를 봉쇄하고 전용 엘리베이터와 전담 요원을 운용해 격리해야 하나 현재의 상황상 일반 병실과 독립된 형태가 아니기에 100% 격리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중론이다.

에볼라에 대한 의료장비와 전문의 수도 택없이 부족했는데, 격리 시 필수 장비인 안면보호대의 경우 제주대학교 병원은 아예 없었다.

이러한 지정병원의 허술한 대책에 대해 배 의원은 “에볼라 감염자의 다수는 의료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작금의 상태에서 국내 에볼라 환자가 대규모 발생하면 대한민국은 침몰하고 만다”며 서둘러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환자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며 전국 17개 국가지정병원 명단을 ‘비밀’에 부쳐, 이로 인해 국가지정병원이 자신들이 ‘국가지정’인지 모르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어 국민들 불안이 한층 커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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