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극찬했던 매출 1조원 기업 법정관리 들어가 결국 파산
무역보험공사 보증금액 3255억원에 달해, 제주이전 '물거품'

▲ 모뉴엘 기업 홈페이지. ⓒ뉴스제주

빌 게이츠가 극찬한 기업으로 유명한 '모뉴엘'이 지난 20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결국 파산했다.

전순옥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24일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모뉴엘 보험사고 관련 보고' 자료에 따르면 보증금액이 무려 3255억 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의원은 "이 중 대부분 공사의 손실로 처리돼 기금건전성이 심각히 악회되고 향후 정부의 막대한 출연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 의원에 따르면 모뉴엘은 지난 2005년부터 무역보험공사의 단기수출보험(수출채권유동화)을 담보로 6개 금융기관에 수출채권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차입했다. 이후 수출채권 만기대금에 대한 결제가 올해 8월부터 지연됐고, 수출채권 중 농협과 기업은행에 대한 6700만 달러를 결제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수입업자가 파산한 경우 무역보험공사가 손실을 보상하지만, 수출업자가 파산한 경우 은행과 무역보험공사 간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 이 때문에 거대 손실 보증금액을 놓고 책임공방이 빚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지급준비금 총액은 8974억 원이다. 이 중 조선업 분야는 4127억 원, 수출신용보증 1930억 원이 합해 68%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수출보험은 1300억 원 뿐이어서 향후 무역보험공사는 막대한 준비금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 의원이 밝혔다.

# 모뉴엘 파산으로 제주이전 '물거품'

모뉴엘은 제주에 이전키로 결정하면서 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2만664㎡ 규모로 본사 사옥과 연구기술센터를 건립했다. 현재 100여 명에 달하는 연구개발 인력이 일하고 있다.

허나 모뉴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파산되자, 제주이전도 '없던 일'로 돼 버렸다.

매출 1조 원의 초거대 기업이 제주에 이전되는 것에 크게 고무됐던 제주도정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제주 이전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수많은 직원들은 혼란을 겪게 됐다.

모뉴엘은 삼성전사 출신 박홍석 대표를 영입해 지난 2004년에 아하닉스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허위수출혐의로 수 개월 간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해외 수출 규모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가공 매출을 일으켰다는 논란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면 매출 1조 1410억 원 달성은 매출액 조작으로 얻어낸 과대홍보라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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