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을생 서귀포시장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이한 현을생 서귀포시장은 그간 ‘마을이 잘 사는 서귀포시’를 조성하기 위해 관내 17개 읍면동과 사회복지 시설, 주요 사업 현장을 매일같이 방문했다.

현 시장은 농어민부터 사회적 소외계층, 직장인, 사업주, 일반시민들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만나면서 토론하고 생활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공무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역량을 쏟았다.

100일을 1년처럼 보낸 현 시장은 ‘최초의 여성 시장’이라는 수식어 보다 ‘일 잘 했던 시장’으로 남고 싶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뉴스제주는 현 시장을 만나 서귀포시의 주요 현안사항들과 임기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 현을생 서귀포시장 ⓒ뉴스제주

■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의 소감을 밝혀 달라

엊그제 취임한 거 같은데 벌써 100일이 다 되어간다. 먼저 서귀포시장이라는 중책을 별 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큰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서귀포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시민과 소통하고 ‘마을이 잘 사는 서귀포시’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100일을 1년처럼 달려왔다. 관내 17개 읍면동과 사회복지 시설, 그리고 주요 사업 현장을 매일같이 방문해 왔다.

농어민, 사회적 소외계층, 직장인, 사업주, 일반시민들과 토론하며 생활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공무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16만 서귀포시민의 뜻을 받들어 서귀포시 발전과 꿈을 실천하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

■ 여성 최초의 시장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인 동시에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안다.

그동안 공직생활 40년 동안 참모로서 역할을 쭉 해왔었다. 막상 서귀포시장이라는 자리를 맡고 보니 사명감이 한층 더 크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한 지역을 책임지는 리더가 되었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면서도 부담감 또한 큰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쨌든 여성 1호 시장, 최초라는 수식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일 잘하는 시장으로 남을 수 있느냐에 방점을 두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성, 남성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 남성을 이질적인 집단으로 혹은 여성을 이질적인 집단으로 바라보거나 인식해 본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만 시대적인 트렌드의 변화가 감성, 섬세함, 치밀한 기획 등 여성의 갖는 강점이 부각되는 추세라고 생각한다.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으로 시민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진정성을 갖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 공직 문화 개선, 개혁을 강조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우선 저는 우리 서귀포시 1,700여 공직자의 능력을 믿는다는 말씀을 드린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후 행정시 위상이 저하되었다는 지적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건 인식 차이의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공직자라면 모두가 각자의 확실한 위치와 역할을 찾고, 저마다의 소질과 능력 개발에 열심히 노력하면서 시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집행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너무나 당연한 도리이다.

우리 서귀포시가 더 일 잘하는 조직으로 변할 수 있도록 조직내부에 신바람 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부서 이기주의, 칸막이 등을 없애서 신 바람나게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힘쓰는 중이다. 또 부서 간 협업을 통해서 창의적인 시책개발과 위기 대처능력을 키우는 행정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조직혁신 포럼’을 구성해 과제발굴에 들어가 현재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 원희룡 도정은 행정시장에게 선출직 시장만큼의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맡게 될 역할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업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서귀포시는 1차 산업 비중이 34.1%를 차지하고 있다. 감귤과 1차산업이 지역경제, 특히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거의 절대적이다. 1차산업을 빼놓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야기하기 힘들다.

FTA로 큰 어려움에 직면한 1차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민․관․학․연이 전문가가가 참여하는 ‘서귀포시 미래농업 전략팀’을 구성해 1차 산업의 선제적 대응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서귀포의 대표브랜드인 감귤과 1차산업을 어떻게 6차산업화하고 고부가가치화 해 나갈지에 대해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농외소득 창출에도 노력할 것이다. 급증하고 있는 귀농 ․ 귀촌인들의 생각과 그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 기질들을 잘 접목시켜 새로운 농가 소득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 나갈 계획이다.

마을이 살아야 도시를 포함한 우리 시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마다 산재한 독특하고 무궁무진한 자원과 문화의 융합, 그리고 마을 주민의 역량 강화를 통해 잘살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 복안의 첫 단추로서 ‘매력 있는 마을 만들기 포럼’을 창립해 운영 중이다. 시민들의 큰 염원 중 하나인 대학 유치에도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현을생 서귀포시장 ⓒ뉴스제주

■ 취임사에서 "어려운 서귀포시 현안 사항들을 시민과 토론하며 해결하는 정책 참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시민과의 토론을 통한 소통의 의지를 보여주고 계신데 이에 대한 소감은?

시정운영의 중심은 당연히 시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듯이 서귀포시 주권은 서귀포시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시민을 시정의 주인으로 모시는 첫 출발점이 소통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기보다는 올해 계획됐던 사업들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차질 없는 추진에 역점을 두고 시정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도 시민과의 협업으로 행복한 서귀포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손톱 밑 가시를 뽑는 작은 민생고부터 챙기겠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늘 낮은 자세로 시민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한 치의 흔들림 없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시민이 행복한 서귀포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정을 이끌어 나가겠다.

■ 강정마을의 갈등 문제 역시, 서귀포의 오랜 현안 가운데 하나이다. 제주도정이 우선 나서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지만, 서귀포시에서는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는가?

행복한 서귀포시를 위해서 강정마을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취임 초부터 강정마을을 방문해 마을회장님과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 뵈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방문해 마을 어르신들을 비롯한 주민과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시장 차원에서는 우선적으로 주민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보듬어 안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공동체 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급선무다. 진정성을 갖고 꾸준하게 노력하다 보면 주민들의 마음도 열리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주민 중심의 진상조사도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와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서귀포시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고 싶은 사업이 있을 것으로 안다. 임기기간 중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은 앞에서도 강조했다시피 시정과 시민사회가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과의 협업’이다. 시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해 마을이 잘사는 도시를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둘째는 조직 내부의 경계를 허무는 창의성을 자극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일하는 조직 운영’이다. 과거를 답습하는 행정을 배제하겠다. 부서간의 업무의 벽을 허물고, 열린 창의 행정으로 바꾸고 시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최우선적으로 우대받는 공직문화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고로 행복한 서귀포시를 만드는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문화진흥을 통해서 서귀포시민의 행복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나가겠다.

■ 서귀포시하면 문화예술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문화예술도시로 육성해 나가기 위해 어떤 방안들 가지고 있는지?

우리 시는 故소암 현중화 선생, 천재화가 이중섭, 폭풍의 화가 故변시지 선생, 그리고 국내 미술계의 거장 이왈종 선생 등 이름만 들어도 국보급 문화 예술인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인적자원과 서귀포예술의 전당 그리고 미술관과 기념관 등 기존 문화 인프라를 연계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착실히 준비해 다가오는 2015년을󰡐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 원년의 해󰡑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행복한 도시는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발상과 새로운 성장을 통해서 문화예술의 도시 서귀포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데 더욱 힘쓰겠다.

■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40년 동안 온 몸을 던져서 해왔던 공직생활의 경험이나 다양한 아이디어 그리고 지혜를 총망라해서 저의 모든 것을 서귀포시에 바치겠다. 늘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시민과 전문가와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로 행복한 서귀포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겠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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