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장 인사청문 잠정 '거부' 입장 밝혀
"원희룡 지사 인식 바뀌지 않으면 인사청문 의미없다"

▲ 고정식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뉴스제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3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행자위는 이날 오전 10시 강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잠정 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인사청문회를 취소했다.

인사청문회 거부 요인은 원 지사가 지난 29일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를 임명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에서 이성구 사장에 대해 '부적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부적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지사는 이 예정자를 사장에 임명했다.

이에 도의회 행자위는 "인사청문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허탈감만 느낀다"며 "이 예정자 임명 강행은 도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처사며 스스로 협치를 포기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고정식 위원장은 "원 지사가 올해 내로 임명되지 않으면 장기간 공백 우려된다는 논리로 청문 결과와 상관없이 제 갈 길만 가겠다는 것은 아집"이라며 "제주발전연구원장 인사청문 잠정 거부 사태는 원 지사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도지사 스스로 정한 인사청문 가이드라인을 인정할 수 없고, 들러리로 전락한 인사청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 바닷물이 짜다는 건 맛 보지 않아도 알아

한편, 이번 인사청문 거부 사태와 관련해 행자위는 다른 상임위나 구성지 의장과는 사전에 조율이 없었음을 밝혔다. 인사청문 잠정 거부는 일단 제주발전연구원장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이와 함께 도의회에서 '적격' 여부를 명시하지 않아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 위원장은 "도의회에서 적격 여부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바닷물이 짜다는 건 먹어보지 않고도 안다"며 "이미 그런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인사권자가 마음대로 임명하는 처사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잠정 '거부'임에 따라 어떤 조건이 선행됐을 경우에 인사청문을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원 지사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고 위원장은 "이성구 사장이 사퇴해야 인사청문 재개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그 내용과는 연관짓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희현 의원은 "기관장 장기간 공석 사태를 도의회에 떠 넘기면 안된다"라며 "그런 이유로 임명을 강행한다면 인사청문은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무늬만 청문회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경학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도지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지사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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