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향한 발길질…제주 복지시설 폭행 ‘진실공방’
장애인 향한 발길질…제주 복지시설 폭행 ‘진실공방’
  • 변미루 기자
  • 승인 2014.11.18 18: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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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행동 제재하려고 엉덩이 발로 찬다는 게 그만..."
급소 다쳐 입원 4일째 응급수술…'상습 폭행' 의혹
▲ 자폐1급 김모(23)군은 제주 서귀포시의 한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의 교사에의 발에 급소를 차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4일 만에 '복강혈관의 손상 및 출혈'이 발생해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입원 중이다. ⓒ뉴스제주

"과격한 행동 제재하려고 엉덩이 발로 찬다는 게 그만..."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의 A교사가 자폐1급 김모(23)군의 급소를 발로 가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설 관계자는 “당시 김군이 과격한 행동을 하고 소란을 피워 다른 원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었다”며 “A교사가 이를 제재하던 과정에서 엉덩이를 발로 찼는데 잘못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소를 가격당한 김군은 시설 측의 별다른 조치 없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 A교사가 퇴근하면서 B교사와 교대했다. B교사는 김군의 성기에서 심한 붓기와 시퍼런 멍 자국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당시 시설 측은 병원에 “아이들끼리 싸워서 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입원치료를 받던 김군은 13일 갑작스럽게 의식이 저하되는 등 위급한 상태에 빠졌다. 결국 ‘원인불명의 혈복강을 동반한 복강혈관의 손상 및 출혈’에 의해 응급수술이 이뤄졌다.

주치의는 “배 안에 피가 가득 고여 30분만 늦었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6주 진단을 받고 아직까지 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군의 어머니 이모(46·여)씨는 “한 차례 폭행으로 복부에까지 이상이 생길 수는 없다”며 “다리와 허벅지 등에 난 멍자국 등 상습적인 폭행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설 관계자는 “한 차례 발길질을 있었지만 상습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 해당 시설이 이씨에게 보낸 타 지역 복지시설 목록, 입원 당시 진료기록. ⓒ뉴스제주

“입원 4일째… 수술 동의하라는 연락 받고 아들이 아픈 걸 알았다”

김군이 병원에 옮겨진 날 해당 교사의 발길질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챈 시설 관계자들은 응급수술을 위한 동의가 필요했던 13일까지 경찰에 신고는커녕 보호자에게조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아들이 입원해있던 10일 시설로부터 ‘너무 소란을 많이 피운다’며 타 시설로 옮길 것을 권유받았지만 아프다는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타 시설 목록까지 팩스로 전달받은 이씨는 12일 비행기를 탔다. 전북 익산의 복지시설에 방문해 아들의 입소 여부를 상담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시설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을 응급수술 당일이었다. 이씨는 “13일 급한 수술 때문에 동의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제주에 내려와 의사로부터 ‘생명이 위험했던 상황’이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시설 관계자는 “보호자에게 입원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시설을 옮기는 것은 이전부터 보호자와 논의해 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복지시설의 운영자와 해당 시설 종사자가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장애인학대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소에도 머리 때리는 것 봤다”

이씨는 “아들이 해당 시설에 입소해있던 4년간 몇 차례 몸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난 적을 본 적이 있었지만 폭행을 당했을 거라고 의심해 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교사들이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머리를 때리는 것을 봤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시설로부터 아들이 벽에 부딪혀서 CT를 찍었더니 턱에 금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에도 폭행이 가해진 것 아닌지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시설은 26명의 교사 및 관계자들이 근무하며 37명의 중증장애인을 관리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A교사와 시설 관계자 등 2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며 “시설 내 복도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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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2014-11-22 18:10:18 IP 59.16
불쌍한 중증장애인들 명확히밝혀져야하고 다시는이런일이없어야하고 최소한의인격적인대우라도받아야합니다

저런인간이 2014-11-20 15:01:31 IP 11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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