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플스(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 72·654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우승으로만 상금과 우승보너스 등 총 150만 달러를 챙기며 시즌 3승을 기록했다. 2014-11-2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2014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유독 한국(계) 선수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를 중심으로 한 뉴페이스들이 LPGA 투어를 주름잡았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 72·6540야드)에서 막을 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시즌 31개의 LPGA 투어 대회가 종료됐다.

마지막 대회의 주인공은 '천재 소녀' 리디아 고였다. 그는 4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50만 달러(약 5억5600만원)와 함께 CME 글로브 포인트 1위에 주어지는 100만 달러(약 11억1300만원)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지난해까지 아마추어 신분이었던 리디아 고는 프로로 전향한 올해 LPGA 투어에서 3승을 수확하며 성공적인 안착을 알렸다.

신인상 역시 당연 리디아 고의 몫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리디아 고는 박세리(1998년)·김미현(1999년)·한희원(2001년)·안시현(2004년)·이선화(2006년)·신지애(2009년)·서희경(2011년)·유소연(2012년)등으로 이어지는 한국(계) 선수 신인상 계보를 이어 받았다.

올해 총 8명의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한국 선수들은 4명이나 된다. 프로 전향 후 첫 우승을 거둔 리디아 고까지 포함하면 5명이 첫 우승을 신고했다. 올해 LPGA 투어는 한국 신인들이 휩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시즌 중반이던 지난 8월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물꼬를 텄다. 그는 이후 레인우드 클래식까지 접수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이어 '괴물 신인' 김효주(19·롯데)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김효주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출전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내년 LPGA 투어 시드권까지 확보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 수상자인 백규정(19·CJ오쇼핑)은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인 하나·외환 LPGA 챔피언십에서 쟁쟁한 골퍼들을 제치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즌 막판에는 3년차 '중고 신인' 이미향(21·볼빅)이 희소식을 알렸다. 아시안 스윙의 마지막 대회인 미즈노클래식에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여느 때보다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배출돼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층이 두꺼워졌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이일희(26·볼빅)만이 힘든 분위기 속에서 첫 우승을 알렸다.

이 같은 뉴페이스들의 활약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한다. 올해 한국 국적 선수는 LPGA 투어에서 총 10승을 합작했다.

해외동포의 승수를 포함해 최다승을 거둔 지난 2012년(12승)에 버금가는 성적이다. 당시 순수 한국인으로는 11승을 거뒀다.

미셸 위(25·미국), 크리스티나 김(28·미국), 리디아 고 등 동포들의 활약까지 포함하면 총 16승을 거둔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첫 LPGA 투어에 정식으로 도전하는 김효주까지 가세한다. 이들이 예고하는 '한국인 전성시대' 스토리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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