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도정시책 공유 간부회의에서 ‘타당성 예산 증액해야 동의’...‘부동의’간접적 언급 ‘논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의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증액에 대해 ‘충분한 협의와 타당성이 없으면 동의 할 수 없다’며 의회 내 증액 예산에 ‘부동의’가능성을 엿보여 제주도와 도의회 간 첨예한 갈등이 예산심의과정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날 원 지사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의회가 일부 예산을 증액할 수는 있다”며 “단, 증액되는 예산은 객관적으로 타당하고, 충분한 협의와 토론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동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민선6기 원도정 이후 처음으로 ‘부동의’에 대한 직접적 표현으로 도의회를 압박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5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제주도의회의 '선심성 예산'에 정면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뉴스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5일 오전 도정시책 공유 간부회의를 주관했다.

원 지사는 도정시책공유 간부회의에서 실국장들이 내년 예산안 심의에 철저히 임해달라며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원 지사는 “꼭 필요한 지역구 사업 등 일부는 증액될 수도 있다”고 전제 한 후 “그러나 묻지마 증액은 있을 수 없다”며 “이는 의회나 이해집단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며 도의회의 일방적 예산 증감에 경고를 보냈다.

자신의 발언이 조금 과한 것을 인지했는지 원 지사는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와 시급성, 효과에 대한 공감이 이뤄질 경우 증액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선심성 증액이나 형평성에 어긋나게 증액하는 비정상적 관행은 이번에 확실히 단절해야 한다”며 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비정상 증액에 철퇴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최근 국회 예결특위 소위에 가서 반영을 호소하고 있는 광역 농업용수, 말 특구, 4·3 관련 예산 등은 연초부터 숱하게 타당성을 설명하고 정부에 이미 반영을 요청했던 예산”이라며 “막판에 끼워넣기식으로 증액을 요청하는 사례와는 다르다”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 선심성 예산편성에 비판을 가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5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제주도의회의 '선심성 예산'에 정면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뉴스제주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원 지사가 과거 도의회가 세출예산 무더기 삭감 후 신규로 에산편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경고하면서 '부동의'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도의회 예산안 심의에서 증액 편성에 대해 제주도지사가 ‘부동의’를 하게 되면 도의회는 예산안을 부결 처리한 후 다시 제주도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게 된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간 골 깊은 갈등양상이 예산안 관련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첨예한 갈등이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예산을 ‘준 예산’으로 갈 수 있다는 입장이 제주정가에서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2015년 예산안은 일반회계 3조1300억원, 특별회계 6894억원 등 총 3조8194억원 규모로 올해 예산보다 6.6% 증가로 짜여져 있다.

한편, 원 지사가 제주도의가 에산편성 과정에서 ‘묻지마 증액’, 선심성 증액'에 공개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날린 가운데 제주도의회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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