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루방의 쓴소리 / 단소리]

“살아 있는 자체만으로도 세월호 참사에 목숨은 잃은 이들에게 죄송스럽다. 그런데 제주도정은 우리들을 귀찮은 민원이라고 상대조차 안하려 한다. 제주도정의 차가운 외면에 우리들은 살아갈 힘도, 희망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가 정신적 고통에서 죽어가는 시간들 뿐”

▲ 세월호 생존자 화물차주 김동수씨. ⓒ뉴스제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00여일이 지나 국민들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당시 생존한 이들은 정신적 고통과 함께 현실에 닥친 생활고로 인해 2중, 3중의 고통 속에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인해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인 차량을 잃은 것뿐만 아니라 화물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져야하는 상황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속에 비참한 삶에 직면해 있다.

당시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안위를 무시하고 아이들 구하기에 나서 해경도 못한 20여명의 목숨을 살려 영웅으로 추앙받던 김동수씨도 직면한 현실 속 삶속에서의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약에 의지해 지내고 있다.

참사 당시 아이들을 더 구하지 못한 자책감에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약을 안 먹으면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트라우마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이며, 극박한 상황에서 아무런 안정 장비 없이 구조를 벌이다 보니 어깨의 심각한 부상과 더불어 한쪽 손가락 신경에 문제가 생겨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24일 화물차주 김동수(49)씨 등 6명이 도청을 찾아 세월호 특별법 배상·보상 문제와 관련해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건의를 요청했다. ⓒ뉴스제주
그러던 그가,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당시 ‘영웅’이라며 칭송까지 해주던 제주도정이 이젠 그저 귀찮은 민원인이라며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 김동수씨와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화물 운전자들의 상처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먹여야 할 가족들이 남아 있어 힘든 몸을 이끌고 다른 일을 찾아봤지만 당시 현장의 트라우마로 인해 하루도 못가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으로 인해 가족들의 힘든 생활고에 내몰리고 있다.

현재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세월호 피해구제대책 특별법 초안’에 인적배상은 포함되나 화물배상을 이번 특별법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이들 화물 운전자들은 분노를 넘어 패닉상태에 이르고 있다.

김동수씨와 같은 화물운전자들은 자신의 차량은 물론 화물에 대한 책임을 모두 운전자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안위는 물론 화물에 대한 수억 원대의 화물책임에 시달리던 김동수씨와 생존 화물 운전자들은 제주도청을 찾아 삶의 희망을 찾기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청의 해당 실국의 공직자들은 이들을 ‘영웅’아닌 ‘귀찮은 악성 민원인’으로 대해 이들의 상처를 후벼 파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

▲ 제주도청 해양수산국을 찾아 박태희 국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던 세월호 생존 화물차주 허웅(52)씨가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제주
이들은 최근 제주도청 제2청사 해양수산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들로부터 멱살을 잡혀 끌려 나오는 수모도 당했다.

더욱이 이들은 원희룡 지사와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지사의 비서실 A씨로부터 “잘하는 언론 플레이를 계속 하라”며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다.

원 지사 일정으로 인해 면담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들은 어렵게 박태희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을 면담했다.

이날 박 국장은 이들에게 “세월호 특별법에 화물배상이 포함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제주도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한 방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제주도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여야에 전달한 공문의 내용에 '배상'이 아닌 '보상'이라는 단어 기재돼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에 정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제주도의 입장은 ‘노력해 보겠다’라는 짧은 답변뿐이었다.

특히, 제주도정은 세월호 생존자 화물차주들의 반대를 묵살하기 위해 이들의 친척 중 공직자들을 동원해 압박을 시도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는 등 제주도정의 도를 넘어선 행동에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안위를 버리면서까지 생명 살리기에 나선 이들의 ‘아름다운 희생정신’이 돈 몇 푼에 무시하고 외면하려 하는 정부와 제주도정의 작태로 인해 평가절하 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제주도민들을 넘어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무나 분하고 억울함에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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