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 출연, 예산안 부결 사태 책임 의회에 전가
도정와 의정 교감 주고받은 건 구 의장 혼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뉴스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9일 오전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예산안 부결 사태의 책임이 의회에도 있음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먼저 의정과 도정이 예산안을 두고 갈등이 빚어진 발단이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요구라고 못 박았다.

원 지사는 "도의회는 10월에 먼저 예산편성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며 "구성지 의장은 그 의도가 순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원들은 20억 원을 보장해달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특정인 또는 특정 단체에 예산을 편성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없애야 한다"며 "의회도 이 부분에 동참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방송 도중 진행자로부터 "집행부도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느냐는 도의회의 지적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받자, "선심성이 있다면 다 깎으라"고 답했다.

또한 원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3시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증액 산출근거를 달라고 요구한 것도 무리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의회가 사태를 왜곡했다"고 맞섰다.

그 이유로 원 지사는 몇 주 전부터 근거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었는데 의회가 거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신규 증액이라도 산출근거가 타당하다면 반영할 것이지만 명확치 않은 예산까지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성지 의장이 전날 제325회 임시회 개회사 때 부결된 예산안 편성에 대해 "원 지사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교감을 이뤘다"고 말했지만, 이날 원 지사의 발언만 두고 보면 아직 의견차를 크게 좁히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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