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 ③] 한중 FTA 타결, 불붙은 농심
[10대 뉴스 ③] 한중 FTA 타결, 불붙은 농심
  • 변미루 기자
  • 승인 2014.12.2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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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주 선정 2014년도 10대 뉴스 ③한·중 FTA 논란

지난 11월 한국과 중국의 FTA(자유무역협정)가 협상 30개월 만에 타결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FTA 타결을 공식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에서 양국이 합의했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과 통신, 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했다.

상품의 경우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천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농수산물 자유화율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합의됐다. 나머지 초민감품목(수입액 기준 60%)은 양허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됐다.

제주감귤을 비롯해 제주농업의 미래가 달린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양파, 감자, 마늘, 광어, 갈치, 참조기 등 11개 주요 품목의 양허제외 요구가 반영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전체적으로 국내 1차 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하게 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한 중국소비시장을 겨냥한 '수출공략 프로젝트' 마련을 위해 백화점 등 고급화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며 "도민정서를 감안한 FTA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박근혜 정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가운데 지난 11월 11일 제주도내 1차 생산자 단체들이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했다. ⓒ뉴스제주

# 불붙은 농심 “우리나라 식량주권의 완전한 포기”

농민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 제주지역 농수축산업 관련 20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고문삼)는 도청 정문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농민들은 "온 나라의 농인들이 기뻐해야할 '농업인의 날'에 한중 FTA 타결이라는 비보를 접하게 됐다"며 "우리나라 식량주권의 완전한 포기·말살을 의미하는 한·중FTA 협상 타결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제주도가 요구한 11개 주요 품목이 양허에서 제외돼 모든 것이 해결된 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해마다 늘어나는 수입 농산물로 제주의 1차 산업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농민들의 생존이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감귤과 월동채소가 수입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격하락으로 인해 농업인의 피해가 심각해져 있어 이미 중국 농산물은 한국 농산물 시장에서 70%를 장악하고 있는 실정에서 관세장벽마저 무너진다면 한국 농업의 붕괴는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제주지역 농민들은 대규모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농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는 19일 중국 녹지그룹과 유통망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한중 FTA 타결을 기회로 만들어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농민들의 불안 속에서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 시장에 맞서 제주도의 대책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제주-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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