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제7선거구/용담동)

지난 2010년 지방선거 패배 후 의회 상임위 회의 등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4년간 절치부심해 온 김황국 의원은 마침내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제주도의회 입성에 성공한다.

<뉴스제주>는 도의회 입성 후 업무보고를 비롯해 결산‧추경‧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인사청문회 등 약 6개월 간 불철주야 의정활동을 펼쳐 온 김황국 의원을 만나 그간 소회와 더불어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 ⓒ뉴스제주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제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내가, 내 힘으로, 내가 살고 있는 이 삶터를 바꿔나가야겠다’는 다짐에서 시작됐다. 이러한 다짐을 하게 된 계기에는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그리고 지금은 저의 지역구인 용담동의 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용담동은 아시다시피 구도심지역으로 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서초등학교 주변은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길 임에도 불구하고, 대형버스 및 트럭에 의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그리고 복개천이 있어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오면 이로 인한 피해도 종종 나타난다. 또 주변에 공항이 위치해 공항소음에 항상 시달리는 지역이다.

그 간 ‘서초등학교 교통봉사’,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시 피해복구 자원봉사 활동’, ‘항공소음피해대책위원회’ 활동 등을 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내 삶터의 문제를 교정해나갈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했고, 그 결과 정치인이 보다 효과적으로 도민의 삶터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 하에 입문하게 됐다.

■ 초선의원이지만 행정기관을 상대로 날선 감시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준비하나.
지방선거가 있는 해는 1년의 의회 일정이 선거 이후, 6개월 안에 모두 이루어진다. 짧은 기간 안에 업무보고 및 결산‧추경‧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인사청문회까지 실시되면서 업무량이 상당했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2010년 지방선거 패배 후 의회 상임위 회의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 해온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경험과 여러 사회활동을 통해 가져왔던 문제의식을 토대로 도민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둔 질의를 준비한다. 좋은 질문을 준비하는데 있어 지름길은 없다. 직접 부딪쳐 업무 담당자와 통화하고 자료를 요구하고 분석하고, 주말과 야간 시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도의회 내 많은 연구회가 있다. 현재 어느 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나.
지금 제가 활동하고 있는 의원연구모임은 ‘지방재정연구회’와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 그리고 ‘제주교통문제연구회‘다. 이들 연구모임을 선택한 배경은, 정책은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실행되기 때문에 재정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트렌드와 변화를 감지해내는 것과 함께 앞으로 공항문제와 더불어 제주도 전체의 교통문제도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맥락에서 연구모임에 참여하고 있으며, 보다 내실 있는 활동을 위해 다수의 연구모임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 이번 예산안 심사를 통해 많은 공부가 되었으리라 본다. 무엇을 얻었나.
정책 집행으로 달성해야 하는 가치에는 효율성과 형평성이 있다.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높은 사업은 무엇인지, 또한 정책 효과가 골고루 배분되는 사업은 무엇인지를 따져 보는 것이 예산안 심사과정이었다.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 가치들을 현실에서 조화롭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상충될 수 있는 이 두 가지 가치를 조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원칙과 기준을 스스로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향후에는 스스로 마련한 원칙과 기준 하에서 일관되게 예산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 제주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점은 무엇인가
현재 언급되고 있는 제주의 문제점에는 1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한계, 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 자연환경의 파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관련 갈등, 도민 삶의 질 저하 및 양극화 등 상당히 다양하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도 시급하지만 미시적인 차원에서 매몰될 경우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현재가 아닌 미래의 제주가 더 단단하게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고 본다. 미래 먹거리가 무엇인지, 도민의 삶의 질과 연계된 성장은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거시적인 차원의 고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 국회는 갖가지 사안으로 여·야간 갈등이 첨예하다. 제주지역 야당과의 사이는 어떠한가.
여당과 야당 모두 궁극적인 목적은 ‘제주도민의 복지 증진’으로 동일하다고 본다. 다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과 절차, 그리고 시기에 이견이 있을 뿐이다.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답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정답’ 보다는 ‘더 나은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갈등’이라는 것이 나타날 수 있다.

제 생각에 지방정치에서는 소통과 협의 그리고 이해의 폭이 더 넓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제주의 여당과 야당은 생산적 갈등 관계이자 동반자적 관계가 기 형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 ⓒ뉴스제주

■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여러 잡음들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싶나
새로운 일이 새롭게 시작될 때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시행착오’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변명을 많이 할수록 발전은 늦어지고 반성을 많이 할수록 발전을 빨라진다는 말이 있다. 기다림은 원도정이 추구하고 있는 ‘변화’가 겪는 시행착오가 ‘변명’이 아닌 ‘반성’이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으로서 원희룡 도정의 ‘협치’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당초 원희룡 도정이 ‘협치’를 도정방침으로 내세우면서 의회는 그 협치의 대상에 의회 또한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도민을 정책결정과정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권한 행사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협치’이기 때문에 도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는 당연히 그 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정질문 등을 통한 지사의 답변을 보면 ‘의회는 협력의 대상이지, 협치의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처음부터 서로 ‘협치’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협치를 말하고 있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를 이해시키는 노력 또한 원 도정이 우선해야 한다. 그러한 소통 속에서 지사가 말하는 협치가 제주에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용담 지역구 출신으로 예전 항공소음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것으로 안다. 제주 신공항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갖는 ‘제주’의 연륙교통수단인 ‘공항’의 중요성은 재론이 필요 없다. 당연히 기존 공항 확충이든 제2공항이든 제주도민을 비롯한 관광객 모두 불편 없이 제주를 오고갈 수 있는 수준의 공항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다만 항공소음을 감수하고 있는 지역주민의 고통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항공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향후 공항 인프라 확충 계획이 ‘제2공항’으로 결정되었을 때 어느 지역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항소음 문제는 현재 피해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제주도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병행되어야 한다.

■ 용담 1‧2동 지역구 의원으로 하고 싶은 일은?
지역구 의원이자 한 인간으로서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약속을 지켜내는 것이다. 그 처음 시작은 제가 용담동 주민 분들께 약속드린 공약을 실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항소음에 대한 확실한 보상, 아이들이 안전한 등교를 할 수 있는 제도개선,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문제해결 등의 공약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

공항소음피해지역 보상과 관련해서는 이번 제324회 정례회 도정질문을 통해 물꼬를 텄다. 그리고 서초등학교 안전시설물은 바로 내년 초부터 시설보강 공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그리고 저는 4년 임기 동안 공약만 해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약을 시작으로 용담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사안들을 찾아내고 실행하겠다.

■ 의원 활동 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은?
6개월여 간의 의정활동을 돌이켜 보면 업무보고, 예산‧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도정의 문제점을 분석‧지적하고 미흡하긴 하나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지적’이 ‘지적’으로만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지적된 문제의 해결과 대안의 실행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도정이 책임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제가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등 4년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다.

■ 제주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의정활동을 통해 제주도정에 건네는 문제의식은 모두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도민의 시각에서 몸으로 생생하게 느꼈던 것들에 근거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민의 눈높이에서 고치고 바뀌어야 하는 것들에 눈과 귀를 열어두고 최고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의정활동에 노력하겠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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