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 ⑧] 제주도 중국자본 잠식
[10대 뉴스 ⑧] 제주도 중국자본 잠식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4.12.2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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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제주 땅 소유 0.32%뿐이라서 괜찮다고? 정말?
▲ 중국인들이 소유한 제주도내 토지 현황(빨간 점.)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 자료.

2014년 6월 말을 기준으로 제주도 면적 대비 중국인들이 소유한 제주토지는 0.32%다.

0.32%면 정말 미미한 수준으로 보이겠지만 송악산 일대를 잠식한 중국인 토지소유 현황을 나타낸 사진을 보면 단순한 수치 문제에 그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도내 토지의 상당수는 한라산을 포함한 중산간 일대의 비개발 지역임을 감안하면 0.32%라는 수치는 결코 무시해도 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도내 중국인 소유 토지 면적은 592만 2000㎡(179만평)인데, 문제는 지난 2012년 이후 급속도로 커졌다는데 있다. 2011년 말엔 0.07%, 2012년 0.1%에 이어 지난해 0.17%로 늘더니 올해 0.32%로 88%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2005년엔 457㎡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인들이 제주도 토지를 마구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주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277만 2000㎡(83만9000평)이 중국인 손에 넘어갔다.

어떻게, 왜 이처럼 갑작스레 제주토지가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가고 있는 걸까. 문제의 핵심은 제주도정의 ‘코 앞만 내다보는’ 정책에 있다.

제주도는 2차 산업 비중이 매우 열악해 재정자립도가 약하다. 내년도 국가 한 해 예산이 약 380조 원에 이르는데 제주도는 3조 8000억 원, 딱 1%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1%의 한계’를 갖고 있다는 현실에 항상 직면해 있다.

이러다 보니 제주도는 3차 산업의 비중을 높이고, 특히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외자유치를 끌어들여 재정규모를 키우려는데 방점을 찍었다.

외국인들의 제주토지 소유 증가 원인은 첫째로 ‘제주부동산 투자이민제도’에 기인한다. 제주도는 이 제도를 2010년에 도입했다. 이 제도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거주자격을 부여하고, 국내 거주 5년이 경과하면 영주권을 획득하게 된다.

한 마디로 ‘있는 집안’ 외국인들에게 땅을 내줄테니 돈을 제주도에 갖다 바치라는 제도다. 그래야 제주도의 재정규모가 조금이나마 불어날테니. 이러니 자본력이 막강한 중국 부호들은 특히 신제주 지역과 해안변 일대, 관광지 주변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 송악산 주변 중국인들의 토지 소유 현황.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 자료.

송악산 주변은 거의 점령당하다시피 중국인들이 잠식했다. 사태가 이렇게 커지자 도의원들도 뒤늦게나마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제도는 2018년 4월 30일까지 제주도특별법 229조에 따라 시행 중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다. JDC는 변정일 전 이사장 재임 시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거의 낙제 수준인 E등급을 받으며 '방만경영'의 오명을 썼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JDC 간부 전원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원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러한 경영악화를 탈피하기 위해 JDC는 '재원 확충형 민자유치 사업'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 대안 중 제일 손쉽게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 '외국자본(특히 중국)'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해서 JDC는 제주도내 알짜배기 땅들을 대규모로 사들여 중국인들에게 팔았다. 판 명목은 1, 2조에 이르는 거대한 투자규모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통해 배를 불린 건 제주도민이 아닌 건설업체와 중국 기업들, 그리고 JDC 뿐이다.

제주헬스케어타운엔 총 1조5213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된다. 신화역사공원 사업엔 투자금액이 2조6042억 원이나 된다. 감히 국가에선 손도 대기 힘든 이 규모를 전부 중국 거대기업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에도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참여해 2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모든 사업을 JDC가 주도했다. 투자 실적만 놓고 보면 어마어마하다. 허나 그만큼 제주도 토지는 이미 중국인들의 손에 넘어갔다.

일각에선 토지를 장기임대 해주는 방식으로 외자 유치 방안을 제시했으나, 제주도와 JDC는 귀를 닫아버렸다. 장기임대 방식이 좋은 모델이나, 이는 직접 투자보다 유치가 훨씬 어렵고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힘들며, 당장의 큰 외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사업자가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투자이민제도를 폐지하고 자본력 좋은 중국인들을 몰아냈다. 왜 그랬을까. [뉴스제주 - 김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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