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대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제주

취임 6개월, 해가 바뀌었다.

'세대교체' 더 나아가 '시대교체'라는 큰 열망의 자리에 선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는 누구보다 컸다.

그만큼 평가도 극명히 갈렸다.
제왕적 도지사 권한을 나누고 도민의 소리를 더 듣고, 반영하기 위해 꺼내든 '협치'는 그를 돋보이게 했지만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는 아직 이르다. 그는 2015년도를 "협치의 첫 단추를 꿰는 단계"라 말한다.

뉴스제주는 신년을 맞아 원희룡 지사의 취임 후 6개월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 취임 한지 6개월이 됐다. 그동안 도정을 이끌어 온 소감 및 그간을 평가해본다면?

부침이 좀 있었다. 새로운 발전의 틀을 다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맷집도 더 세진 것 같다. 도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안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고 있다. 1분 1초를 아끼며 제주를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임하고 있다.

제주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온 시기였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난개발, 한·중 FTA, 강정마을 갈등 해소 등 해묵은 과제들은 서로의 차이를 좁혀가며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있다. 현장도지사실을 통해 많은 도민들과 만났다. 그때 주신 여러 아이디어들 가운데 정책으로 연결된 것들이 적지 않다.

■ 제주변화를 위한 동력으로 협치를 꺼냈다. 본인이 생각하는 협치는 무엇인가?

정답은 없다. 우선적으로는 도민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거라고 본다. 이를 위해 도지사의 권한을 좀 더 나누고 기존의 제도권에서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은 됐다. 이를 테면 민간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협력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강도가 센 민관협력시스템인 셈이다.

■ 협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지적이 있다. 협치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그동안 행정 편의주의, 관치행정이란 말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나친 정파, 정당대결과 편 가르기도 극심하지 않았나. 하지만 정책결정과정에 다양한 도민 주체들이 참여하고 이견차를 좁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데 힘을 모으다 보면 새로운 통합의 길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협치는 생각이 달라도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다.

■ 앞으로 어떻게 협치를 해나갈 계획인지?

이제 조례를 만들며 첫 단추를 꿰는 단계다. 초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인 사업목표를 정해 민간참여를 확대하고, 기존 위원회 운영제도 개선 등 행정내부의 일하는 방식부터 바꾸도록 하겠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협치위원회 구성과 운영은 투명한 운영과 절차에 충실하도록 관리하겠다.

■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구체적인 청사진이 듣고 싶다.

제주가 지닌 가치는 매우 크다. 아름다운 자연, 제주사람들이 계승해온 정체성과 도전정신, 문화에 기초해서 창의성을 더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전통과 문화가 있고,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도시로서 품위가 있는 고품격 체류형 휴양관광지, 나아가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바람으로 자동차가 달리고 생활 속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스마트비즈니스도시 제주를 만들고 싶다. 세계적으로 보면 대표적인 체류형 관광지로는 하와이가 있고, 경제허브 국제도시로는 홍콩, 싱가폴, 문화도시로는 프랑스 파리, 생태환경도시로는 브라질 꾸리지바 같은 곳이 있는데, 이들 도시의 장점을 모두 합쳐 살려낼 수 있는 곳이 우리 제주다. 조심스럽지만 욕심낼 만하다.

■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그동안은 난개발 방지, 대규모 개발투자원칙,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는데 매진해왔다. 앞으로 경제, 문화, 환경, 복지를 중심으로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일, 아픔과 과거를 넘어서는 일, 안전하고 활기찬 민생을 위한 일들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된다. 새해에는 관광· 1차산업·전기차 등에 ICT 기술과 수출 등 마케팅을 접목한 창조산업화를 통해 경제를 새롭게 살리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제주 미래비전 계획의 수립, 민관 협치의 정착, 제주를 통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화, FTA 후속대응도 필요하다. 특히 제주의 미래가 걸려 있는 공항 건설, 복합리조트의 방향, 친환경 전기차 보급확대 부분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 한다.

■ 새해 경제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제주경제방향은?

유가하락, 엔저 장기화, 러시아발 위기 등 세계경제가 예측불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경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1, 2년 안의 성과도 만들어내야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 전기차, 풍력발전, 용암해수와 관련한 첨단제조업도 제대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 글로벌기업, 두뇌기업, 첨단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하겠다. 십 몇 조가 투자될 공항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면 제주는 지속적인 호황을 이어갈 수 있다. 유통물류체계 선진화를 통한 부담완화,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투자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하겠다.

■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활성화가 필요하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수치를 보면 경제온도는 뜨겁다. 3년간 5% 내외의 경제성장을 한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고용과 물가도 안정적이다. 2018년 인구 70만 명도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도민들 체감이 낮은 것은 경제효과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골목상권을 찾고, 농사짓는 분들이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생산품을 도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우선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대규모 투자사업 등 지역업체의 건설 수주율도 기존 53%에서 60%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취업과 생활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시범도시를 조성해 나가겠다.

■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의회와 소통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로 도민을 위해 잘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인데 일이 복합하게 갔었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으로 논란을 무마시키는 것보다는 이렇게 갈등이 생기더라도 드러내놓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정과정을 거치는 게 오히려 제대로 소통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또 고쳐야 할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지나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갈등도 소통과 대타협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비온 뒤 땅은 더욱 굳게 마련이다. 의회와 새로운 신뢰의 기반 속에 상생과 협력을 위해 힘쓰겠다.

■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 낮은 편이다. 역외세원 등 세수확대가 절실한데, 방안은?

그동안 제주특별법에 부여된 세율조정권과 감면조정권을 활용해 역외세원을 늘려왔다. 리스차량 온라인 등록 유치, 항공기·국제선박·선박투자회사 유치, 레저세 중계경주 확대 등이다. 이를 통해 2011년까지 역외세원이 500억원 수준이었는데, 2012년 1,522억원, 2014년 1810여억원이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요건 강화, 글로벌 기업유치 확대 등을 통해 다양하고 투명한 세수증대를 모색하겠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현안들이 여럿 있다. 한․중 FTA 타결로 1차산업의 위기감이 높다. 앞으로 1차산업 전략은?

우리가 요구한 11개 품목이 양허제외됐지만 이제부터 중요하다. 1차산업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 농어민, 단체, 농협,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서 그동안 말로만 해오던 것들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해야 한다. 마케팅, 브랜드, 스토리텔링, 신선농산물, 가격안정제도 등 생산과 유통관리를 선진화 해나가겠다. 특히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식품과 의약품, 건강보조제 등 가공산업과도 연계해야 한다. 밭작물 기계화, 밭기반 정비, 작목간 재배면적 조정, 우량품종 도입,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 확대 등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

FTA로 중국시장도 열리고 있다. 수출하는 1차산업을 키우겠다. 고급 농수축산물과 바이오제품 등 수출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 최근 제주와 수출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녹지그룹은 ‘15년 약 30억원어치를 수입하고 3~5년 내에 약 500억원 규모의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화장품류, 건강기능식품, 신선농산물 등으로 단계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은 2018년이고 하루라도 빨리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앞으로 계획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시급한 것은 정부, 국회, 국민 모두 공감하는 사항이다. 공항이용객이 벌써 2,300만 명을 넘어섰다. 항공권 구하기도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국토교통부에서 내년까지 공항 확충 방식과 장소, 시기 등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객관적인 결과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내년에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마무리되면,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 기본계획 수립 및 예비타당성 조사, 공항개발 기본계획에 의한 공항개발 사업자의 실시계획 수립 고시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아시아 최고의 공항을 꿈꿔야 한다.

■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2022년 완공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10년 뒤 정도에는 새로운 공항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절차로 가면 착공시기는 2021년이다. 그러면 너무 늦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정계에 건의해 이들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활주로와 터미널 등을 갖춘 단순 공항 건설은 3년이면 가능하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역별 분리투자, 분리발주를 하면 된다. 진취적으로 가야 한다. 그러면 2022년 완공될 수 있다.

■ 강정문제 해결 방안은? 해군관사 문제 또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데

속도 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진상조사 등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는 기본적인 합의는 이뤄져가는 단계다. 훗날 돌아볼 때 서로가 노력해서 후대에도 모범이 되고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겠다. 강정마을의 뜻은 최대한 수용하면서 진상조사에 차질 없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하겠다.

현재 강정마을 해군관사를 기지 외부에 지으라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해결이 잘될 것으로 본다. 해군측은 기혼자 숙소 320가구는 외부에 짓기로 했고, 72가구는 기지내부에 두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실무진에서는 받아들였는데, 해군 강경파에서 ‘원희룡이 관사 못 짓게 한다’고 들고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군 측에 마을과 불필요한 갈등은 유발하지 말고, 다른 주변의 대규모 공동주택단지내 아파트를 매입하든지 새로 신축하든지 하는 대안을 갖고 합리적으로 풀어가자고 입장을 좁히고 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제주

■ 관광객 1200만 시대를 열었지만 과제도 많다

서울엔 강남스타일이 있다면 제주에는 제주스타일이 있는 거다. 제주올레처럼 제주다운 것을 찾고 키워야 한다. 제주 와서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모든 것, 여기에서 만나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체험하는 모든 시간들 속에서 제주관광만의 스타일을 재탄생시켜야 한다. 5년, 10년 안에 다 이룰 수 있다. 큰 틀에서는 시장다변화, 고품격 관광상품 개발, 관광서비스의 선진화, 실질적인 도민소득 증대, 그리고 공항, 복합리조트 같은 인프라도 발전해야 한다. 외국인관광객은 300만 명을 넘어섰는데, 현재 20% 정도인 개별관광을 50% 수준 이상으로 올려서, 자유롭게 여행 와서 오래 머물면서 편안하게 머물다 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 일부에 집중된 개발이익을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은?

신라와 롯데 면세점 매출이 7천억원에 달한다고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역기여도는 매우 낮다. 제주관광공사 같은 공기업의 시내면세점이 입점하게 되면 막대한 경제적 부를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카지노 매출이 투명해지면 현재 관광진흥기금은 산술적으로 170억에서 300억원 이상 늘어나고, 외국의 사례를 종합하면 수천억원의 세수를 확보해서 도민을 위해 쓸 수도 있다. 제가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과 기준을 정립하고 있는 것도 이익을 함께 나누려는데 있다. 요즘에는 에코힐링 마로, 장애인이 안전한 관광코스, 제주올레 같은 에코힐링 프로그램만 잘 만들어도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 제주에 지어지고 있는 고층 건축물들에 대해 건물만 있고 건축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도시미관을 살릴 묘안은?

공감한다. 지금까지 건축은 대부분 투자 대비 수익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행히 본태박물관, 포도호텔, 다음 스페이스 닷 원 등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심지 건축물도 그렇게 가야 한다. 제주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건물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도록 올해에는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을 마련하여 녹색 시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조만간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최근 유니버셜디자인 도시조성을 위한 조례도 제정되었다. 체계적인 경관관리와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경관관리계획 수립 재정비 용역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독특한 건축물들이 제주의 전체적인 경관과 개발계획이라는 큰 그림 속에 만들어지는 차원에서 미관을 살려 나가겠다.

■ 중국 자본에 잇따른 제동(드림타워, 신화역사공원)으로 국제간 신뢰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제주는 2007년 이미 적정 환경용량의 3.1배를 초과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인구, 관광객이 급증했을 경우 자연환경, 용수관리, 교통, 에너지, 쓰레기처리 대책 등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 개발은 재앙이 될 수 있다. 개발도 지속가능한 환경 가치와 원활한 도시기능이 유지돼야 지속가능하다. 그래서 218미터 초고층 고도문제, 교통혼잡, 상하수도와 전기공급, 과도한 분양형 숙박사업 등에 대한 합리적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와 제주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부동산투자이민제 등 제도 정비 계획은 없나?

제주에 중국자본이 밀려들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이 제도를 활용한 투자액만 지난 10월 기준으로 1,486건 9,982억원이다. 최근 부동산 투자이민제에 의존한 개발이 확대되면서 토지잠식, 중산간훼손, 분양형 숙박시설 급증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이민 자격에 지역개발채권 매입을 추가하고, 투자진흥지구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 취임 후 마련한 '제주형 자연친화적 관광개발사업 통합 가이드 라인 체크리스트 운영지침'은 아직 법적 효력이 없다. 어떻게 법제도를 정비하려고 하는지

우선 계획을 바로 세우고 그에 따라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관광개발사업 기본방침이 큰 틀에서 마련되었고, 도시계획의 타당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장기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재정비 용역을 새해 12월까지 완료하겠다. 특히, 자연친화적 가이드라인을 지켜나가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기본원칙 마련을 위한 조례개정을 통한 방법과, 환경영향평가심의를 할 때 사전입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대규모 개발계획 수립시 환경자원총량관리시스템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법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 중산간지하수 보호를 위하여 오수처리시설의 설치 기준, 방류수질, 유지관리 등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여 조례개정을 추진토록 하고, 제주투자진흥지구에 대해서도 강화된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 중에 있다.

■ 노형 드림타워 사업 허가, 가장 큰 문제인 교통문제가 해결되면 이뤄질 것으로 보나?

신뢰를 쌓기 위한 녹지그룹의 노력은 인정한다. 드림타워 사업도 높이를 기존 56층에서 38층으로 낮춰 신청됐다. 서로의 이견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교통문제 뿐 아니라 경관, 상하수도, 쓰레기 등 복합적인 사항들에 대해 제주도는 물론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을 넘어야 차후에도 논란이 생기지 않는다.

■ 우리나라에서 처음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감독기구 도입을 선언했다. 언제 설치되나?

내년 1월 조직개편이 이뤄진다. 시작은 ‘합의제 행정기관’ 형태로 간다. 우선은 도청 내에 국이나 담당관 형태로 감독기구 설치될 예정이다. 독립적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겠다.

■ 카지노 설립에 부정적인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현재 카지노 경영 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고, 실제 그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바꾸자는 거다.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대형 카지노가 있으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카지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려하는 일들이 없도록 관리를 잘해 나가겠다. 공개할 것은 철저하고 투명하게 하겠다.

■ 람정은 이미 카지노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영업장 소재지 변경도 가능한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영업소 소재지와 영업장 면적 변경 등을 신청하면 되도록 되어 있다. 제주도에 카지노가 8곳이 있는데, 대부분 영세한 구조다. 카지노산업이 이기는 쪽이 다 가져가는 제로섬(zero sum)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도내 카지노산업 전체용량을 고려한 절충점을 모색해야 한다. 법률 정비가 필요한 사항은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우선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조례를 통해 관리해 나가겠다.

■ 전기차 특구 목표를 제시했다. 언제쯤 달성될까?

201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려면 정부와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전기차 보급 촉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2015년 상반기에 제정할 예정이다. 전기차 특구 조성 추진 T/F를 구성 운영하고, 국내외 특구지정 사례 분석, 제도적 근거 및 합리적인 추진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2015년에는 전기차 특구 조성 전략 추진방안 연구를 진행하겠다.

■ 기업은 기업대로, 구직자는 구직자대로 구인난과 구직난이 여전하다. 해소책은?

수출하는 기업, 기업과 구직자 스스로도 많이 노력하고 제주도도 더 분발해야 한다. 오픈하면 바로 6천명 또는 그 이상 인재가 필요한 란딩, 겐팅그룹에 제주인재 80%를 우선 고용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걱정은 제주도민으로 다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난 11월 제주도인적자원위원회가 발족됐다. 기업 수요를 조사해서 맞춤형 직업훈련을 하고, 구직자들의 자격증, 업무역량 등도 체크해나갈 것이다. 전기차, 풍력 등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도 향후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지역대학과 특성화고에 맞춤형 과정을 적극 활용해서 준비된 인재배출을 지원하겠다.

■ 모뉴엘의 파산 절차, 일본 엔화 약세 등으로 전반적인 수출전략의 차질이 예상된다. 제주도의 수출전략은 어떻게 전개하고 있나?

중국, 동남아, 유럽 등으로 수출다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가별 특성을 고려해서 중국은 가공식품, 수산물, 화장품 위주로 하고, 영국은 광어, 감귤을 수출하는 식이다. 특히,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스스로 고품질 명품을 만들어내고, 적극적으로 시장개척과 마케팅을 해야 한다. 제주지역물류기본계획을 수립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물류혁신을 현실화 하겠다. 도내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쌓고 수출할 수 있는 맞춤형 기업지원도 열심히 하겠다.

■ 제주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할 계획인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는 세잔, 고흐도 머물렀던 예술의 도시다. 예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이 찾는다. 저는 이걸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중섭 같은 예술인의 위대한 감각이 서귀포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러한 스토리를 유산으로 만들고 국경을 넘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들여서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의 섬을 만들고 싶다. 예산의 3%를 문화예술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주문화의 원석을 가공하여 제주를 먹여 살리는 문화콘텐츠산업을 키우겠다. 원도심의 빈집을 문화의 사랑방으로 만들고 구역별로 특성 있는 생활형 문화예술특구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찾아올 것이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제주

■ 2015년도 상반기 정기인사 목전이다. 공정하고 능력 있는 인사 중용을 위한 방안은?

저는 누구 말을 맹목적으로 듣는 사람이 아니다. 이 쪽 저 쪽 크로스체크를 한다. 기관장 등 외부 개방형 직위 뿐 아니라 공직 내부 인사도 마찬가지다. 예단하지 않고 일과 능력 중심의 인재를 등용할 생각이다. 특히, 적재적소형 탕평책에 무게중심을 두고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성향을 가리지 않고 중용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 전국 최초로 행정시장과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다.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세상의 일이 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측근심기 논란이 많았지만 비난의 화살만 잠시 피하면 유야무야 넘어갔다. 제가 도지사 권한을 내려놓고 도입한 인사청문회가 이왕이면 건전한 검증기회로 뿌리내리길 바란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크고 작은 성취나 실패를 겪으면서 검증을 거친 사람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도민의 편에서 일을 할 것이라고 본다.

■ 인사청문회 개선방안은?

내정자가 제출한 내용만 갖고 인사위원회가 강도 높게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청와대 정도의 인사검증시스템만 갖춰져도 상당한 수준의 사전 검증이 가능하다. 도덕적 검증을 위한 범죄사실 여부, 재산상황 등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자료제출을 받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의뢰해 가능하면 적극 반영하겠다.

■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아 도민들께 덕담 한 말씀해달라.

양띠 해의 시작이다. 양은 평화와 화목을 상징한다. 사회성도 좋고 공동체로 운명을 같이하는 동물이다. 이 기운을 받고 제주 공동체가 화목하게 함께 일하고 함께 누리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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