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시스】이종일 김도란 기자 = 경기 안산 본오동의 한 주택가 A(49)씨의 집에서 40대 남성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아내의 전남편 A씨를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이다가 A씨의 딸까지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아내의 전남편 A씨와 A씨의 딸 등을 살해하고 감금한 혐의(인질살해 등)로 김모(46)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께 아내 B(44)씨의 외도를 의심해 B씨의 전 남편 A(49)씨가 거주하는 본오동 다세대주택 3층 집을 찾아가 A씨, B씨 사이의 작은딸(16)과 A씨의 여성 지인(40대로 추정) 등 2명을 끈으로 묶고 감금했다.

김씨는 A씨의 전 아내 B씨와 2007년 결혼했다가 지난해 8월부터 별거했고 최근 B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외도를 의심했다.

본오동 집에 있던 김씨는 12일 오후 9시께 A씨가 귀가하자 아내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몸싸움 끝에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오후 11시께 A씨의 큰딸(17)이 들어오자 끈으로 묶어 작은딸 등과 함께 방 안에 감금하고 흉기로 위협했다.

김씨는 B씨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13일 오전 통화가 연결된 B씨와 다시 말다툼을 벌이다가 흥분, 감금해둔 작은딸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13일 오전 9시36분께 "남편이 아이들을 인질로 데리고 있다"며 112에 신고, 경찰은 9시46분께부터 김씨와 대치했다.

김씨는 인질극을 벌이며 B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옆 건물에서 B씨, 협상 요원 등과 함께 전화통화로 김씨가 아이들을 풀어주고 자수하라고 설득했다.

한때 자수 의사를 표명했던 김씨가 오후 들어 전화연결이 되지 않자 경찰은 오후 2시25분께 경찰특공대 10여명을 투입해 5분만인 오후 2시30분께 김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작은딸은 의식이 없었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와 B씨 사이에는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아들(20) 1명이 더 있었지만, 사건 당시 A씨 집에는 없었다.

김씨와 B씨 사이에는 자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안산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동네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아이들도 착하고 조용했던 집이었는데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다니 무섭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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