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호주)=뉴시스】김태규 기자 = 캔버라에서 비와 싸워야 했던 태극전사들은 호주전에서는 비가 아닌 무더위와의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기상 당국이 16일 발표한 일기예보에 따르면 한국과 호주의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이 예정된 17일은 대체로 맑을 전망이다.

아침 최저 기온은 23도, 낮 최고 기온은 36도에 이르는 브리즈번 특유의 무더위가 예상된다.

오만과 쿠웨이트를 잇따라 수중전에서 치른 한국으로서는 맑은 날씨가 반갑다.

오만전 이후 손흥민(23·레버쿠젠)·구자철(26·마인츠)·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감기 몸살로 앓아 누웠던 것을 감안하면 더이상의 수중전은 달갑지 않다.

오만과의 1차전에서는 경기 내내 비가 내렸다. 맑은 캔버라 날씨에 익숙했던 손흥민은 비를 온 몸으로 맞았다. 갑작스레 떨어진 기온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감기에 걸렸다.

손흥민으로 시작된 감기는 팀 동료 구자철과 김진현까지 이어졌고 설사까지 동반한 심한 증세에 결국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나설 수 없는 등 대표팀 입장에서는 손실이 컸다.

하지만 A조 1위 자리를 놓고 호주와 벌이는 마지막 순위 다툼 과정에는 비 대신 무더위와의 싸움이 예상된다.

브리즈번은 캔버라의 날씨와 달리 매우 무덥고 습한 특징이 있다. 1월 평균기온은 29.1도로 캔버라(28도)보다 높다.

브리즈번 역시 비가 자주 내리기는 하지만 짧게 내린 뒤 금방 그치곤 한다. 브리즈번 현지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닷새 정도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치면 다시 강한 햇볕이 쏟아진다고 한다.

호주와의 3차전이 예정된 17일에는 강수 확률이 40%, 예상 강수량도 1㎜ 미만이다. 수중전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61% 이상의 습도를 견뎌야 한다.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도 변수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당초 럭비 경기를 목적으로 설계된 경기장으로 잔디의 질이 좋지 않다. 움푹 패인 곳이 많아 마치 추수 뒤의 논두렁을 연상케 할 정도다.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브리즈번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모든 경기장을 통틀어 가장 좋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앞서 경기를 치렀던 중국대표팀의 알렝 페랭 감독은 "브리즈번 스타디움 잔디는 너무너무 나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정협(24·상주)은 전날 "TV로 다른 팀이 경기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잔디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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