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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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원희룡 도정이 2015년 첫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출범 이후 첫 인사는 탕평과 조직개편에 따른 충원적 의미”라며 “이번 인사는 도정 성과 창출을 위해 철저한 일 중심의 인사개혁”이라고 이번 인사단행의 배경을 자평했다.

대체적으로 이번 인사에 대해 제주정가는 물론 도청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첫 정기인사 당시에는 다소 원 지사의 주체적 인사단행보다 여러 세력을 아우르려는 모습이 다소 엿보였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행정 수장으로서 자신의 비전과 조직구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도의회 사무처장에서 다소 오점을 남기기도 했지만 말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원 지사가 강조하는 ‘혁신’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다소 소폭적 인사가 진행될 거라는 전망과는 달리 1956년생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젊은 피 수혈이 단행됐다.

2급(이사관) 직위에는 후배들을 위한 용단으로 사퇴한 박영부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김용구 특별자치행정국장이 전격 발탁됐으며, 오승익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을 사무처장으로 예상외 임명을 강행했다.

그리고 그동안 철저하게 외면당하면서 공직사회 외부에서 전전하다가 원 도정이 출범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김정학 정책기획관이 총무과정과 정책기획관을 주요 요직을 거친 후 특별자치행정국장으로 고속 승진하게 됐다.

또한, 장기교육을 받으면서 공직사회에서 잊혀져갔던 이중환.양기철 부이사관이 도청 주요 요직인 문화관광국장과 국제통상국장 자리로 옮기며 조직이 다소 활기차게 변모하게 됐다.

그리고 파격적이면서 다소 논란이 된 비서실장엔 현광식 도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을 기용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한편, 이번 인사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부정적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원 도정 나름의 인사 원칙을 제시했지만 도의회와의 사무처장의 인사를 놓고 예산전쟁을 방불케 하는 갈등이 발생했다.

이에 구성지 의장이 공식기자회견을 자처한 자리에서 ‘헌법·지방자치법을 위반한 일방적인 인사 횡포’라며 제주도와 도의회 간 인사협의 절차를 생략했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갈등의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 이르고 있어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한, 1년여 남은 56년생 공직자들을 이번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 외곽부서로 밀어 내면서 56년생 공직자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사는 행정수장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본격적인 제주도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고유 업무라는 점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후에 이어질 인사에서 적재적소의 인사배분이 아닌 무분별한 추천이나 회전문 인사 등 과거 도정에서 보여준 작태가 이어진다면 ‘협치와 혁신’을 표명한 원 도정에 도민들은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 했다. 좋은 인재를 가려 적재적소에 써야 그 조직이 번성하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치자(治者)가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란 사실을 제주도정은 반드시 인식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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