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라, 부영, JDC, JTO 제주도내 면세점 전쟁
롯데, 신라, 부영, JDC, JTO 제주도내 면세점 전쟁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5.01.24 2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세청, 신규 시내면세점에 대기업 배제 방침으로 JDC vs JTO 대결
중문 롯데호텔 내 면세점 3월 허가 만료, 빈자리 놓고 재격돌?

면세점 매출 규모는 지난 2001년 1조 7800억 원에서 2010년 4조 5000억 원을 넘어 지난해엔 8조 3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제주지역 면세점에서의 매출은 2014년 대략 6000억 원대에 이르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4000억 원 정도, 롯데가 2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기업이지만 유독 제주에서만 신라에 뒤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롯데가 신라에게 뒤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제주신라면세점이 제주국제공항에서 불과 7km 떨어져 있는 반면, 롯데는 중문에 위치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롯데는 지난해 초 제주시 연동에 오픈한 롯데시티호텔로 면세점을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시티호텔로 이전시킬 경우 현재의 신라면세점보다 공항과의 거리가 더 가깝고 교통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허나 이는 롯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관세청의 허가가 있어야만 매장을 이전할 수 있다. 서귀포시를 비워 둔 채 제주시에만 2곳의 면세점을 허가할 경우, 산남·북 간 불균형이 심화될 여지가 있어 관세청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제주도내 면세점들. ⓒ뉴스제주

# 제주시내 면세점 영업권, 롯데 vs 신라 vs 부영 등 대기업들 간 박 터지는 싸움

그런데 중문 롯데호텔 내 면세점의 특허 만료기한이 올해 3월로 끝난다. 관세청은 종전 5년의 특허기간이 만료되면 자동 갱신해줬지만 올해부터는 기존 업체들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롯데나 신라와 같은 대기업들이 사실상 특혜를 받아왔던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9월 30일,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냈다. 롯데면세점의 특허 만료에 따른 조치였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공모엔 롯데, 신라와 함께 면세점 업계에 첫 진출하려는 부영까지 3곳이 응찰했다.

롯데는 롯데시티호텔로 신청해 신라와 정면 대결을 선택했고, 신라는 롯데가 서귀포에서 철수하게 되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신라는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제주신라호텔에 3933㎡(약 1200평) 규모로 신청했다. 롯데가 서귀포를 떠날 경우 빚어질 제주도의 산남·북 간 균형발전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을 갖다 붙였다.

신라는 제주시 매장과의 사업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현재 제주지역 내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각종 공익사업 등을 내세우면서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를 넘어서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이미 제주시내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관세청이 추가로 더 허가해 줄지는 의문이다.

부영 역시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준공한 부영호텔 내 지하(5102㎡, 약 1500평)에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허나 호텔 준공을 마무리한지 반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문을 열지 않아 의문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호텔을 매각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면세점 입찰에 손을 댄 것을 보면 다른 이유로 인해 오픈 시점이 연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3월에 문을 열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또한 부영은 서귀포시 중문 일대에 대규모 복합리조트 단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6개의 특급호텔과 리조트, 월드타워, 워터파크 등을 2019년에 완공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중근 부영 회장은 지난해 말에 제주를 직접 찾아 사회공헌사업에도 힘을 쏟겠다며 서귀포여고에 기숙사를 건립한 뒤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세 업체 중 제일 난감한 상태에 빠진 건 롯데다.
롯데는 지난해 초까지 제주국제공항 내 국제선 면세점을 운영해 오다 사업권이 만료돼 한화 갤러리아에 내줬다. 국제선 면세점 입찰에서 갤러리아는 롯데가 5년 전 제시했던 입찰가보다 2배나 높은 240억 원(추정)이라는 최고 입찰액을 제시했다. 이곳의 지난해 매출이 600억 원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손해 보는 투자는 아닌 셈이다. 게다가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매출이 줄어들 이유는 없다. 지난해 332만 명에 이어 올해엔 3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문 롯데호텔 내 면세점 사업권이 올해 3월에 만료됨에 따라 이마저 놓칠 경우 제주에서 롯데는 문을 닫게 된다. 롯데시티호텔로 옮기고 싶어 하지만 조건이 좋지 못하다. 호텔 인근에 학교가 있으며, 전통시장이 1km 이내에 위치해 있고, 신라면세점과도 가깝다. 게다가 제주도내 최악의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노형 오거리로 진입하는 구간에 있어 교통혼잡 유발에 영향일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을 아예 제주도 현지법인으로 만들어 토지와 건물에 대한 재산세 등의 면세점 수익을 제주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 그동안 대기업들이 독식해 온 면세점 매출의 수익은 대부분 도내로 환원되지 못하고 본사로 귀속돼 왔다. 장사는 기업이 투자해서 하는 것이지만 ‘면세점’이라는 특수한 사업권 혜택은 ‘제주도’라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를 한동안 망각해왔던 대기업들을 향해 비판이 일자 뒤늦게 신라와 롯데는 제주도내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밥그릇 싸움 터지니 이제 와서야 그러는 것이냐”는 비난이 일었던 건 당연지사였다.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특허 심의기준으로 ▲재무건전성 등 면세판매장 운영업체의 경영 능력 ▲지역경제 및 사회발전을 위한 기여도 ▲지역사회 환원 방안 ▲관광 인프라 조성 여건 등을 내세운 상태다.

이와 함께 관세청은 지난 18일 15년 만에 서울과 제주지역에 추가 시내면세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엔 3곳, 제주에는 1곳이 더 늘어난다.

이 가운데 서울 1곳과 제주의 1곳에 추가될 시내면세점에는 대기업들이 입찰할 수 없다. 관세청은 기존 시내면세점이 모두 대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점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에게만 참여를 허용하는 제한경쟁을 도입했다.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왼쪽)와 제주관광공사. ⓒ뉴스제주

# 박 터지는 싸움에 끼어든 공기업, JDC와 JTO

제주도엔 면세점이 8곳이 있다. 이 중 2곳은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시내면세점, 나머지 6곳은 국내 면세점이다. 시내면세점은 현재 신라가 제주시 연동에, 롯데가 서귀포시 중문에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6곳은 제주국제공항 국내선(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하 JDC)과 국제선(한화 갤러리아), 제주항 1·2항(모두 JDC), 성산포항(제주관광공사, 이하 JTO)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JTO)에 있다.

시내면세점은 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국내외 유명브랜드들이 제법 입점해 있어 매출규모가 상당하다.

공항과 항만 등 국내면세점들의 매출규모는 시내면세점과 비교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 성산포항의 면세점은 겨우 132.2㎡(40평)의 규모에 담배와 주류, 홍삼 판매가 전부다. 제주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 면세점은 아무 때나 이용 가능하지만, 구입한 후 공항이나 항만 인도장에서 물건을 받아야 해서 이 곳 역시 매출이 높을 수가 없다.

제주의 내국인 면세점은 제주에서 국내 다른 지방으로 공·항만을 통해 나갈 때, 만 19세 이상 고객 1인이 연(年) 6회까지, 1회당 400달러(한화 약 43만 원) 한도 내에서 면세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으나 법이 개정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구매 연령제한이 폐지됐고, 올해부터는 600달러(한화 약 65만 원)로 상향 조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에게 주겠다는 관세청의 발표는 JDC와 JTO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두 기관 모두 공기업으로 시내면세점 진출을 선언했다. 관세청은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라 면세점 운영을 위한 특허신청 업체 자격으로 자본금 10억 원 이상의 법인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 신규 시내면세점 허가 자격요건에 JDC가 과연 포함되느냐에 달려있다. JDC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어서 중소·중견기업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점과 자본금이 없다는 점이 조건에 맞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20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간접적으로 JTO를 편드는 듯한 발언을 했다.

관세청은 신규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신청을 받아 특허심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오는 3월 중에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뉴스제주 - 김명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