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평론가 양윤모 감독은 용역에 끌려 나가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뉴스제주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지어지고 있는 강정마을이 또다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국방부가 31일 오전 7시 25분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 관사 공사장 입구에 설치된 농성천막과 차량 등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이 군 관사 입구를 막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명은 밤새 설치한 망루 위에 올라 "국방부는 당장 강정마을을 떠나라"며 강력하게 저항 중이다.

이날 김희석 해군 소령의 행정대집행 영장 낭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 병력 800여명과 용역 100명 등 총 900여명은 활동가들을 앞뒤로 둘러싸고 있다.

농성 중인 주민과 활동가를 끌어내는 과정에서는 거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다. 영화평론가 양윤모 감독은 용역에 끌려 나가는 과정에서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배치된 인력 뒤쪽으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119구급대 차량과 호송차량, 포크레인 등이 대기 중이다.

▲ 국방부가 31일 오전 7시 25분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 관사 공사장 입구에 설치된 농성천막과 차량 등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뉴스제주

해군은 당초 9만9500㎡부지에 616세대의 대규모 군 관사를 설립할 예정이었지만 추진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2013년 8월 또 부지 9407㎡, 세대수 72가구로 줄였다.

해군 측은 “법률에 따라 지난 2014년 10월 14일 보상절차를 완료하고, 서귀포시청과 건축협의 후 군관사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강정마을회가 불법 설치한 천막과 차량을 자진 철거토록 여러 차례 계고장을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철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6일에는 정호섭 해군참모차장 등 해군 관계자는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약 1시간 정도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강정마을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보여줬듯 공권력을 동원하는 방법으로 군관사 농성천막을 철거하고 공사를 밀어붙인다면 결국 주민의 의사를 사법적으로 짓누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 국방부가 31일 오전 7시 25분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 관사 공사장 입구에 설치된 농성천막과 차량 등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돌입한 가운데 공사장 앞을 지키던 해군 관사 반대운동가들이 여경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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