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군 행정대집행 후 강정마을회와 대치
강정마을 "행정대집행 끝났는데 왜 끌어내리나" 비난
31일 오전 7시 30분부터 진행된 해군기지 군 관사 앞 시설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해가 지면서 사실상 2월 1일로 넘어가게 됐다.
이날 행정대집행에 동원된 해군과 해군이 고용한 용역들은 약 100여 명. 이들은 해가 져 날이 어두워지자 철수했다. 사실상 이날 벌어진 행정대집행은 종료됐다.
하지만 경찰은 철수하지 않고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치했다.
수 백 명에 이르는 경찰들은 서로 교대를 하면서 스크럼을 짜고 주민들이 망루 근처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또한 경찰은 군 관사 공사부지 정문 앞에 세워진 망루 위에 올라 선 강정마을회 주민 및 활동가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오후 9시를 넘어서도 주민들과 마주섰다.
경찰이 행정대집행에 출동한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공무집행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면 연행해 갔다. 대치 상태에서 14명 정도가 연행됐다.
이 때문에 해군기지 반대 측에선 "행정대집행이 끝나 해군과 용역들이 모두 철수했는데 왜 경찰이 남아 주민들을 끌어내리느냐"며 비난했다.
경찰은 안전을 우선 시 하기 위해 매트리스와 경찰버스를 동원해 망루 옆에 대고 진압에 나서려 했지만, 망루 위에 선 사람들이 철근 구조물에 올라 선 상태여서 추락의 위험이 있어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망루 위 약 6미터 높이에서 9명의 해군기지반대 측 인원들이 올라가 시위를 벌였다.
무기한 대치가 벌어지고 있던 중, 이날 오후 7시 45분께 강우일 주교가 현장을 찾아 망루 위 주민들과 대화에 나섰으나 주민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강 주교는 대치 상태를 풀고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서귀포경찰서 관계자와 대화에 나섰다.
결국 강 주교의 중재로 망루 위에 올라섰던 주민들이 내려오고, 경찰들은 물러났다. 다만 망루 위에서 시위에 나섰던 이들에겐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해서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에 이날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연행된 총 인원은 23명 정도다.
해군의 행정대집행은 2월 2일까지 계획돼 있어 이날 망루를 철거하지 못할 시 2월 1일에 이어 계속 진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일 오전부터 다시 해군과 강정마을 주민들 간 물리적 충돌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