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신제 봉행, 원 지사 대신 박 부지사 '초헌관' 집전
"산신제 본형 찾도록 지원과 연구 아끼지 않겠다" 갈음

▲ 초헌관 집전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제주

초헌관 집전 거부로 논란을 일으켰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원희룡 지사는 12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제단에서 봉행된 한라산신제에 참석해 "도를 대표해 박정하 부지사가 초헌관을 집전했지만 산신제 본형을 되찾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과 연구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라산신제는 마을과 백성들의 무사평온을 기원하기 위해 탐라국 시대 때 한라산 북쪽 기슭에서 제를 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이는 일제시대 때 민속 문화 말살정책으로 폐지됐으나 광복이후 산천단 주민들에 의해 부활돼 마을제와 함께 봉행돼왔다. 2009년부터는 산천단 제단이 소재한 아라동에서 맡아 한라산신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도민의 평안을 기원하며 하나의 '제주 전통 문화'로 자리 잡은 한라산신제는 현재 초헌관(初獻官)을 제주도지사가 맡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원 지사가 이를 거부하며, 박정하 정무부지사가 대신 제관을 맡게 된 것.

사실 초헌관 집전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원 지사는 지난해 12월 삼성혈 제단에서 봉행된 건시대제(乾始大祭) 당시 초헌관 집전을 박 부지사에게 일임했다.

김태환 지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건시대제 초헌관을 집전했다. 우근민 지사의 경우 2013년 단 한차례 참석하지 못해 방기성 행정부지사에게 집전을 맡겼으나 그외에는 모두 참석, 제관을 맡았다.

이처럼 '전례 없는 일'은 도민들의 빈축을 샀다. 실제 제주도 한라산신제 봉행에 따른 조례에서도 "초헌관은 도지사를 당연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어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당시 원 지사가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미뤄보았을 때 '종교적' 이유 때문에 집전을 거부한다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마땅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아 '추측'으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사실상 이날 자리에서도 집전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완벽한' 해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으로 미뤄보아 앞으로도 초헌관 집전을 맡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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