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텔레비전 시청을 즐기는 필자는 요즘 두개의 프로그램에 푹 빠져 볼 때마다 큰 웃음을 짓곤 한다. 필자를 웃게 만든 프로그램은 직장 내에서 아부와 줄서기로 성공하려는 남편과 이런 남편을 성공시키려고 내조하는 아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내조의 여왕」과 4명의 여자 개그맨이 분장실을 배경으로 군대와 같은 계급사회의 위계질서와 서열 이야기를 다룬「분장실의 강선생님」이다.

다소 유치하다 싶을 때도 있지만 “군계일학”을 “군대일학”으로 표현하고 “화장실에 물 묻은 휴지처럼 바닥에 딱 붙어있자”라는 대사와 “우리 땐 생각도 못 한 일 이었어, 이것들아!”를 외치며 후배들을 구박하는 모습이나 “니들이 고생이 많다. 놔둬라 애들이 뭘 알겠니?” 라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보면 웃지 않고는 못 배긴다.

옛말에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라 하여 한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지고 한번 화를 내면 그만큼 늙어진다고 했다. 또 슬픔과 화는 뇌를 약하게 만들어 병에 쉽게 걸리게 하지만 웃음은 우리의 뇌를 웃게 만들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어떠한 약보다 뛰어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고 비용 없이도 얻을 수 있는 약으로 프랑스 의사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은 웃음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웃음의 의학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웃음을 치료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웃음 치료사와 웃음 연구소 등 새로운 직업이 탄생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만큼 웃고 있을까.

여섯 살 난 아이가 보통 하루에 300번을 웃는 반면 성인은 하루에 겨우 10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게다가 쉰 살이 넘으면 웃는 시간이 하루에 2분도 안된다고 하니 얼마나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유쾌한 웃음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건강과 행복의 상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통증치료소의 임상 결과 억지웃음도 90%의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웃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수 있겠지만 소리를 내지 않고 빙긋이 웃는 미소(微笑)를 짓는 일에서부터 호쾌하고 크게 웃는 대소(大笑), 참다못해 터져 웃는 실소(失笑), 차갑게 웃는 냉소(冷笑), 여럿이 폭발하여 갑자기 웃는 폭소(爆笑),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은 박장대소(拍掌大笑)등 웃음 종류 또한 다양한 만큼 생활 속에서 웃음 짓는 일을 실천해 나간다면 나의 건강은 물론 밝고 명랑한 사회분위기 조성에도 한 몫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경제상황과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 등으로 웃을 일들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 스스로가 신나게 웃을 일들을 찾고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누가 웃어주기보다는 내가 먼저 웃음으로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해 봄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지금처럼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는 때에 웃음은 우리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여유 있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가 좋아질 때를 상상하며, 억지로라도 희망을 품고 모두 함께 시원하게 웃어보면 어떨까 싶다.

너 나 할 것 없이 거리마다 웃음이 가득 참으로써 휴대폰 메시지 창에 “웃음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라는 행복한 경고문이 뜨는 그날이 올 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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