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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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젊은이들이 교원 자격을 모두 갖고도 자리가 모자라 제주도에서는 발령을 못 받자 경기도와 경상북도로 진출한 사람이 많았다.

경기도와 경북으로 나갈 때에는 몇 년 동안 근무하다가 고향 제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한두 해 자나갈수록 돌아올 길은 막히고 그냥 그 곳에 눌러앉게 되었다.

경기도 관내로 진출한 제주출신 선생님들이 타도에서 올라온 분에 비하여 인기가 높고 교육당국에서도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들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로 알게 되었다.

제주출신은 발령받으면 학교 근처에 방을 얻어 노상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교재연구를 하고, 좋은 곳으로 전출하려는 운동을 하지 않으며, 사투리가 심한 제주출신임에도 학교에서는 완벽한 표준어를 구사하여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고, 교육당국으로서도 믿음이 간다는 말이었다.

경상도나 전라도에서 올라온 선생님들은 발령받고 올라온 다음 날부터 온갖 빽을 동원하여 전출운동을 하고, 틈만 나면 고향집에 다니러 가느라 결근이 심하며, 아무리 표준어를 사용하려 해도 사투리 억양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

경상북도에 진출하여 도메산골 학교를 전전하며 도시학교에 한 번도 근무해본 일이 없는 어느 선생님은 순환근무로 대구시내 학교로 발령받고 들어 왔는데, 그만 대구가 경상북도에서 독립하여 대구광역시가 되는 바람에 경상북도로 돌아갈 일이 없어지는 행운을 얻었다.

그러자 반대로 대구시내에서 근무하다 경북으로 발령받고 간 대구출신 교사가 찾아와 “당신은 제주출신이므로 이디가도 타향 아닌가? 웃돈을 얹어 줄테니 나와 바꾸어 달라.” 고 애원하는 사람이 여럿 찾아왔었다고 말하면서 교육계에도 어두운 곳이 없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이었다.

하여간 제주출신들이 어디에 갖다 놔도 요망지게(똑똑하게) 생활하고 있으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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