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왔는데 벚꽃은 어디에… 먹거리로 위안"
꽃샘추위로 벚꽃 개화시기 예상보다 늦어져

▲ ▲ 27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시작된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치러지면서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뉴스제주

"제주왕벚꽃축제 일정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고 가족들과 먼 곳까지 왔는데 꽃망울도 채 안 터뜨린 왕벚나무를 보니 당황스럽다. 예상치 못한 비까지 내리니 그냥 먹거리 사먹으면서 위안삼고 있다" (관광객 김모씨·36·서울시)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치러지면서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학생 이모(20)씨는 “축제를 너무 빨리 시작한 것 같다. 작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는데 올해는 전혀 못 찍었다. 별로다. 멀리서 벚꽃 구경 온 사람들은 괜히 헛걸음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달 초 벚꽃 개화 예상시기 전망 자료를 내고 벚꽃 개화시기를 평년과 비슷하거나 하루 빠른 3월 24일로 전망했다. 절정 시기는 개화 후 일주일가량 소요된 31일 이후로 내다봤다.

▲ 27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시작된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치러지면서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왼쪽부터 만개한 벚꽃, 축제 개막일까지 개화하지 않은 벚꽃. ⓒ뉴스제주

제주시와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는 평년과 올해 기온을 자체적으로 비교‧분석하고 기상청이 발표한 개화 예상시기, 4‧3추념식 일정 등을 감안해 축제 날짜를 27~29일로 정했다.

그러나 벚꽃은 예상보다 하루 늦은 25일 개화했다. 벚꽃이 활짝 핀 모습은 4월 이후에나 볼 수 있게 되면서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왕벚꽃나무 500여그루 중에서는 제대로 핀 꽃이 손에 꼽을 정도다.

제주시 관계자는 “평년보다 3월 기온이 따뜻해 개화가 빠를 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꽃샘추위와 큰 일교차로 벚꽃이 늦게 핀 것 같다”며 "매해 축제를 준비하는데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 27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시작된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치러지면서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뉴스제주

답답한 것은 먹거리 장터에 참여한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분식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지모(66‧여)씨는 “매해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꽃이 안 핀 것 같다”며 “날씨나 이런 문제로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줄면 수익도 줄어드는 건 당연하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한편 27일 시작된 제주왕벚꽃축제는 사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인기 인디밴드 몽니, 왔썹 인 제주 초청공연, 왕벚꽃 개막 퍼포먼스와 봄을 여는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28일 도내 청소년 그룹사운드들이 참여하는 젊음의 사운드, 청소년 페스티발에 이어 마지막 날인 29일은 시민 건강걷기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노래꾼들이 참여하는 백난아가요제, 천연염색과 갈옷·웨딩 등 봄맞이 의상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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