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가파도에 설치된 풍력기 2대, 3년째 작동 불능
허창옥 의원 "이래가지고서 2030년에 탄소없는 섬 만들기 가능하겠나"

▲ 가파도에 설치만 돼 있고 가동된 적이 없는 풍력 발전기.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뉴스제주

지난 2012년 9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리던 시점에 맞춰 제주특별자치도는 가파도를 '탄소없는 섬(카본 프리 아일랜드, Carbon Free Island)'으로 만들겠다며 거창한 사업을 추진했다.

가파도에 풍력 발전기 등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구축해 화석연료 없이 탄소배출 0%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우선 시범사업으로 도는 가파도에 풍력 발전기 2대를 세웠다. 당시 9월 발전기 가동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로 관계자들을 가파도로 초청해 가동 스위치 버튼을 눌렀지만 작동되지 않았다.

그 이후, 올해 4월까지 이 발전기 두 대는 아직도 멈춰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허창옥 의원(무소속)은 "시범사업도 멈춰 있는 상태인데 제주도가 계획한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가 제대로 실현되겠느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일 제328회 임시회 폐회 중 회의를 개최해 제주도 경제산업국 등 7개 기관으로부터 추경 예산안 확정에 따른 추진계획 업무보고를 받았다.

▲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무소속). ⓒ뉴스제주

허 의원은 "2030년에 신재생에너지로 전력공급 100%를 이루겠다는 것이냐"며 "그런데 제가 파악한 바로는 2030년에 전력계통 연계 허용량 중 신재생에너지로 할 수 있는 것이 60%밖에 안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 의원은 "그러면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 계획은 거짓말이 된다. 이 내용도 모르면서 이러한 계획을 세운 것이냐"고 힐난했다.

허 의원은 "2030 계획을 위한 시범사업이 아직도 멈춰 있는 판국인데 그 원인을 모르는건지 알면서도 못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허 의원은 "가파도 주민들은 돌지도 않는 풍력기 뽑아가길 바라고 있더라. 그래서 전문가한테 물어보니 변환장치와 밧데리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저장장치 용량도 작아 가파도 93세대 중 37세대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고치려면 독일에서 기술자가 와야 한다고 하던데, 도에 에너지공사가 있는데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3년 동안 고작 2대도 가동시키지 못하면서 무슨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냐"고 질책했다.

이에 장정호 제주도 에너지산업과장은 "국내서 처음 하는 거다보니 멀리 돌아가는 면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이론 상으론 가능했었다"며 "한국전력으로 사업을 넘기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사실 지금 가동할 수 있지만 여러 증상 때문에 중단시켜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허 의원은 "그러면 업무를 바꾸면 돌아간다는 말이냐.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했으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지 회사 탓하고 한국전력 탓하면 뭐하나. 지금 상태에선 한전에서 오더라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칫 잘못하다간 2030 계획 자체를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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