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사무소 양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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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제주서·북부 해안가를 잠식시킨 괭생이모자반이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이내 봄이 되자 도내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등 이른바 괭생이모자반 2차 공습이 시작되었다. 해안가 및 항·포구로 대량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어선 입· 출항시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미관을 해치며 심한 악취까지 풍겨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월 26일 제주 연안에 다량으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중국 저장성 남부 난지섬에 서식하는 종과 동토우섬의 유조(流藻·바위나 암반에 붙어 서식하던 해조류가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떨어져 나와 바다 표층에 떠다니는 것)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괭생이모자반이 중국 산둥반도 해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유입 경로를 파악 중이다.

우리 한경면에서는 공무원, 해녀, 어촌계원, 그리고 지역주민까지 가릴 것 없는 대대적인 인력과 굴삭기, 덤프트럭과 같은 장비를 투입하여 현재까지 습중량 기준으로 450여톤 가량을 수거하였다. 괭생이모자반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유입될 적에 해양쓰레기 더미와 함께 밀려올 뿐만 아니라 밀려오는 양이 항포구 및 해안변까지 쌓일 정도로 많아 조업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알고 보면 괭생이모자반 그 자체만으로는 천덕꾸러기는 아니다.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인근농가에 공급하여 천연비료로 활용하는데,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산란장이자 성육장(成育場)으로 이용되며 연안바다의 풍요로운 해양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버팀목역할을 한다. 2010년 국립수산과학원의 한 연구결과를 보면 연안 바다 숲에 서식하는 해조류의 광합성에 의한 이산화탄소(CO₂) 흡수 능력에서 1톤의 괭생이모자반은 연간 3.8~4.1t의 CO₂를 흡수하고 있어 범지구적 기후변화 대책기술로의 연계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경대 이청조(2010)석사는 그의 연구에서 괭생이모자반 추출물이 면역학적 인자를 조절하여 아토피 질환 및 피부염 증상 억제에 효과적임을 밝히고 있어 신약개발의 가능성까지도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식용 및 음식조리 등에도 모자반을 활용하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가 맞이하는 괭생이모자반의 습격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제주서·북부 해안에 대량유입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가 괭생이모자반의 활용방안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했더라면 오늘날 보다 현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위기를 우리 해양의 체질개선을 위한 기회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해양유전체 연구, 해양천연물 신약연구, 이산화탄소 저감기술연구 등 보다 다각적인 방면의 괭생이모자반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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