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신제 초헌관 집전 불참 논란 해명에 나서
"난 기독교인. 문화적 다양성으로 이해해달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얼마 전 한라산 산신제 행사에서 초헌관 집전을 거부한 것에 따른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원 지사는 17일 속개된 제329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아버지의 유언에 따른 것"이라며 종교적 신념에 따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 전통문화인 한라산 산신제 불참에 대해 참 난감하다. 기독교적 가치관 때문인데 '나이롱'이라고 표현하면 섭섭하고 신앙 서열로 따지면 끄트머리에 있는 기독교 집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저희 집안, 아버지가 17세 때 죽을 병을 앓았다가 당시 선교사에 의해 목숨을 건진 바 있다. 그 때부터 평생 기독교를 섬기겠노라고 선언해서 현재까지도 은퇴장로로서 기독교를 신조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신앙만은 지켜달라고 유언을 남겼었다"며 "이 때문에 집안 할아버지 제사 역시 제가 하지 않고 작은아버지에게 넘겨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집안의 전통을 지키고자 그랬던 것"이라며 "제주의 전통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종교적인 잣대로 접근하지 않고 전통문화로 도지사가 집전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긴 한다. 불편해하고 괴씸하다고 생각하는 도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죄의 말을 건냈다.
원 지사는 "종교에 정치를 얹어서는 안 된다. 이 논란은 개인의 신념 문제"라며 "이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다면 문화 관용성의 하나로, 지사도 인간인데 적용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간곡하게 양해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 지사는 "제게 비난하는 것에 대해 반론을 가하거나 비판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다. 공인된 기독교인이 불참하니까 이슈가 되니까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겸허히 받아들이고 많이 돌아보겠다. 너그러운 선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답변을 보면 앞으로도 원 지사의 초헌관 집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