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떠올리다
사물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떠올리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5.04.2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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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대길 제주교육박물관장

1982년 교육행정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33년 긴 시간을 제주교육에 바쳤다. 올해 서귀포시 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에서 제주교육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썰렁’하던 박물관이 어떻게 하면 ‘북적’일지 고민이 깊다. <뉴스제주>는 오대길 제주교육박물관장을 만나 운영 방침과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 오대길 제주교육박물관장. ⓒ뉴스제주

■ 제주교육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소감은?

2015년 3월 1일자로 서귀포시 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에서 제주교육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이제 1개월이 지났다. 이 전에는 제주교육박물관에 행사가 있을 때 전시실 등을 조금 둘러보거나 박물관에서 펴낸 역사자료 발간 책자나 기획전시전 홍보 등을 통해 얕게 알았을 뿐, 깊이 알지는 못했다.

부임 후 첫 느낌은 썰렁함이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도내 인기 박물관만큼은 아니어도 좀 사람들도 북적이고 활력 넘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데, 간헐적으로 타지에서 찾아오는 단체 수학여행팀이나 도내 일부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으로 찾을 때 말고는 썰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제주교육박물관은 1995년 개관해 올해 20년째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 2개뿐인 ‘교육전문’ 박물관이다. 3만2000여점의 소장 자료를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박물관으로 만들 것인지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 제주교육박물관의 설립목적과 운영 방침은?

제주교육박물관의 설립 목적은 교육에 관한 자료의 수집․보존․전시 및 조사연구를 통해 제주교육의 과거․현재․미래의 자료를 전시, 제주교육사의 변천과정을 이해하고 제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박물관은 ‘역사와 문화를 소통하며 익히는 박물관’을 운영지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운영중점으로 첫째, 체험이 공존하는 다양한 전시, 둘째, 소장 자료의 활용 및 효율적 관리, 셋째, 전통문화의 기초를 다지는 평생교육, 넷째, 고객과 함께 열어가는 문화공간으로 정하여 학생과 교직원,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전시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제주교육박물관은 지난해 ‘학교가 펴낸 우리학교 향토지’를 발간했다. 앞으로도 좋은 향토교육자료를 기대해도 되나?

기대해도 되리라 생각한다. 제주교육박물관은 1995년 4월 29일 개관한 이래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찾아떠나는 내고장 문화유산』, 『우리문화이야기』, 교직원 및 향토연구자들을 위한 『노촌선생문집』, 『탐라지초본』, 『근‧현대 제주교육 100년사』, 『학교가 펴낸 우리학교 향토지』 등 십여 권을 발간했다.

특히 『학교가 펴낸 우리학교 향토지』는 제주도내 초등학교 108개교 선생님들이 힘을 모아 학교가 있는 마을 내의 문화유산, 자연, 산업 등을 총망라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향토연구가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제주출신 유학자 겸 시인인 김양수의 『난곡시집』을 국역한 향토교육자료집을 9월쯤에 발간해 도내외 관련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향토교육자료를 발굴하여 보급할 계획이다.

■ 제주도민 및 학생들을 위한 올해 주요 사업은?

먼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자율활동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4영역으로 구성된 창의적 체험학습이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전래민속놀이 한마당 축제(5월), 여름방학 향토문화학교(7~8월), 문화격차해소를 위한 섬지역 어린이와 함께하는 박물관학교(8월), 자유학기제 연계 진로체험프로그램으로 ‘박물관직업세계’(5월), 품성도야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청소년교양강좌(11월)와 부모님과 함께하는 한문교실(4~6월) 등이 마련돼 있다.어린이가 읽는 제주신화이야기 책자와 만화로 보는 제주교육박물관 책자를 발간하여 학교에 보급할 계획으로 있다.

교직원과 일반도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먼저, 향토교육문화 기획전시회로 과제물과 학용품에서 찾는 추억전(3~6월), 제주인의 생활용품 전시회(9월), 제주 한라산 사계절 생태사진 전시회(7~9월)와 사진으로 보는 추억의 교과서전(8월), 제주교육박물관 20년의 기록(4월)을 계획하고 있다.

또 4․3평화교육활성화를 위한 제주 4․3유적기행(6월), 탐라와 고려시대 역사를 다룬 향토역사교실(4월), 조선왕조실록을 다룬 전통문화강좌(6.10월)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핵심사업으로 제주어 전시관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어는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소멸위기의 언어로, 제주의 정체성이 묻어 있는 문화로 소중하게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 언어이다. 사라지고 있는 제주의 언어를 우리 학생들에게 현대적 전시기법을 통해 재미있고 친숙하게 다가가게 함으로서 제주인의 정신과 문화를 드높일 계획이다.

모두 1억7000만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향후 전문가 자문과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구축을 완료, 운영할 계획이다.

▲ 오대길 제주교육박물관장. ⓒ뉴스제주

■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사업은?

전국에 다문화가구가 약 1만2000가구, 제주도내에는 약 3000가구가 있다. 다른 시도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들 다문화 가정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한국의 언어와 문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다문화학생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미래 한국사회의 주역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 첫째가 일반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다문화 이해교육이다. 이와 병행해 한국어와 문화가 조기 습득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제주도교육청은 교육청단위로는 전국 처음으로 조천읍 신흥리 옛 신흥분교장에 다문화센터를 설립하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전국적 모범사례로 뽑히고 있다. 다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지원이 중앙부처별로 여러 기관에 분산 되어 추진되다 보니 효과성과 능률성이 떨어져 일원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우리 교육 박물관도 지난해 다문화센터 학생과 학부모들을 박물관으로 초청해 제주교육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확산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는 했지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해 나갈 생각이다.

■ 지난 2011년 우수공무원에 선정된 바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공직자의 자세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배려(配慮)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례로 바다거북은 해안가에 올라 한 구덩이에 50개에서 100개의 알을 10여 차례 산란한다. 구덩이 속 알에서 깬 새끼 중 꼭대기에 있는 녀석은 천장을 파고, 가운데 있는 녀석은 벽을 허물고, 맨 밑에 있는 녀석은 떨어지는 모래를 밟아 다지면서 다 함께 구덩이 밖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여기서 우리는 구덩이 속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노력했다면 다 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함께 밀어주고 끌어줬기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 상대방 입장에 서서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조직의 발전과 경쟁력은 물론 생산성까지 끌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관장으로서가 아닌 인간 오대길에 대해 궁금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친 1950년대. 세계 최빈국(最貧國)에서 불과 50년 만에 세계 7번째로 20-50클럽(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가입한 대한민국을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함께 회자되는 말이 있다. 바로 베이비붐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의 삶은 대한민국 현대사 격동의 수레바퀴와 함께 굴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쟁 후 폐허가 된 열악한 환경에서 주경야독했고, 1970~1980년대 대한민국 초고도 성장기의 주역으로서 국가 발전을 직접 견인하면서, 수많은 정치·사회적 변화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나 역시 베이비붐 세대로 1982년 교육행정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지금까지 33년의 시간을 미력하지만 국가백년대계인 교육 발전과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 왔다.

성공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 그것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고, 빨리 성공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닐 것이라고 본다. 때가 되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다.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자세로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 도민에게 당부하는 말

박물관이 전시된 사물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떠올리며 문화적 정체성으로 옮아가는 ‘앎’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볼 때, 박물관은 우리 도민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인의 정신, 문화, 가치가 담겨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다. 바쁜 일상에서도 가끔은 가족들과 함께 옛것을 통해 현재와 소통하며 미래를 꿈꾸는 문화적 힐링을 적극 권해보고 싶다.

우리 제주교육박물관은 ‘교육전문’ 박물관으로 제주교육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4개의 전시실외에도 다양한 전통놀이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실, 1960~70년대 만화방과 문방구, 당시 교복입고 사진을 찍는 추억의 사진관은 물론 제주전통초가와 야외민속놀이 체험장, 제주 모든 학교의 교가를 불러 볼 수 있는 교가노래방 들이 잘 갖춰져 있어 ‘배움’과 ‘휴식’에 더 없는 가족나들이 공간이라 생각한다. 도민 여러분들의 방문을 적극적으로 환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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