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대로 살다보니 이 자리에, 앞으로도
순리대로 살다보니 이 자리에, 앞으로도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5.04.2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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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

홀홀단신 흙에서 난 존재는 잎사귀를 만져보며 한 그루의 나무로 커갔다.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는 다른 큰 나무들과 같이 있고 싶었건만 난 왜 여기에 있는가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이 길이 내 숙명인가 여겼다. 그렇게 커 가던 대지에는 다른 나무들도 나와 같이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렇게 둘러보기 시작했던 것이 어느덧 뿌리를 내린 고향 땅의 전체 모습을 둘러볼 수 있는 키로 자랐다. 비옥한 토지로 보였던 곳에서의 꿈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니었음을 차츰 깨달아갔다. 키 큰 나무는 그렇게 ‘본다’는 것의 참 의미를 알게 됐다.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경용 도의원(새누리당)이 법학도에서 정치인이 되기까지의 인생살이를 묘사하면 대략 이렇다.

이 의원의 고향은 서귀포시 법환동이다. 법환초와 남주중학교, 남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에 입성했다. 행정관료가 되고자 했지만 법률가가 됐고 이젠 정치인이 됐다. 무엇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는지 <뉴스제주>가 만나봤다.

▲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새누리당, 서홍·대륜동). ⓒ뉴스제주

# 법학박사다. 어릴 적부터 법조계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인가

사실 법학 보다는 행정관료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으나 학교 공부보단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이 때문에 목표했던 대학에 진학하진 못했다. 행정고시를 보려고 1985년도에 경희대학교 법대 행정학과에 지원했는데, 2지망이었던 법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사법고시에 도전하던 중 결혼하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자 경제적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법무사의 길을 걷게 됐다. 그때가 1999년, 제주에선 처음으로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됐다. 당시 100대의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사실 15년간의 20∼30대 청춘 생활은 사법고시 실패로 인한 암흑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잊고자 법무사에 합격한 뒤, 고향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이 계신 곳에서 부모님과 같이 땀을 흘리면서 농사도 짓고, 법에 어두운 지역주민들의 편에서 무료법률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한달음에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법무사 업무를 하면서 한 해 약 2000여 명의 사람들과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했었다. 덕분에 지역주민들의 민원으로 도로, 건축과 건설, 상하수도, 환경 문제 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잘 알게 됐다. 그래서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를 지원하게 됐다.

#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언제였나? 어떤 계기가 작동했나

정치에는 문외한이었다. 정치에는 추호의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지금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제주도당에서 출마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해 왔다. 당시 민주당 지역구 의원이었던 오충진 의원 대항마로 저를 지목한 것이다.

여러 번 고사했다. 끈질긴 구애에 넘어 간 저는 정치와 전혀 거리가 멀었던 부모님의 반대도 설득해 출마하게 됐다. 그때가 정치인으로 살게 된 첫 걸음마였다. 당시 한나라당 제주도당 부위원장과 청년위원장 직을 맡으면서 출마했으나 아쉽게도 경험부족으로 낙선했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것은 의도가 있던 것이었나? 무소속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오충진 전 의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선 후 당적을 갖게 된 이유를 밝혀 줄 수 있는지?

2010년 지방의회 도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부모님의 건강이 악화됐다. 과다출혈로 응급수혈까지 받아야 하는 상태였다. 거기다 아내의 반대와 당시 고3 수험생이었던 딸을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선거후유증을 잊고자 매주 쉬지 않고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법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 결과 최단시간에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정치는 뒤로 하고 법무사 업무에 충실하면서 교육자로서의 길을 걷고자 다짐했었다.

그러던 중 지역주민들이 저의 이런 결심을 바꿔줄 것을 재차 또 요청해 왔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출마의지를 다시 잡았다. 물론 부모님은 결사 반대하셨고, 아내와 아이들도 이런 저를 외면했다. 그도 그럴것이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후보공천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하니 승산이 없는 전쟁을 치르는 것이라며 더욱 반대가 심했다.

허나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에 따른 신의를 져 버릴 수 없어 끝내 한시도 쉬지 않는 선거운동에 매진했고 무소속임에도 60%의 지지를 얻어 당선했다. 당선 후 지역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을 고려해 친정을 버리지 않겠다 다짐하여 복당을 결심하게 됐던 것이다.

# 최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날카로운 분석력을 보이는 등 초선의원임에도 재선의원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비결은?

활약이라고 하니 매우 쑥스럽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1985년 이후 30년 동안 법률과 법학을 손에서 떼어 놓은 적이 없었던 노력이 있었고, 지역주민들과 매일같이 상담을 하면서 소통해왔던 것이 도움이 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 예래단지 문제, 정말 심각하다. 현재 상태에서 행정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어떻게 조언해주고 싶나?

당초부터 법문해석에 자신이 없었다면 상위 부서의 유권해석이나 법률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는 등 신중히 인가처분절차에 응했다면 이와 같은 현재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식견에서, 재심 등에 의해 대법원 판단이나 법률해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다만 지역주민과 토지주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로 설득해 나가면서 양보와 양해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일 수는 있다.

행정에서는 재발방지대책도 서둘러야 하고 유원지 지구 지정 변경이나 폐지를 검토해 법령에 적합한 개발계획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앙관계부처와 법령 변경 등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에 적합한 유원지 시설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국토계획법령에 특례화 하는 절차도 같이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새누리당, 서홍·대륜동). ⓒ뉴스제주

# 예래단지와 신공항 문제 외에 지금 원희룡 도정이 안고 있는 많은 과제들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중국인의 제주도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앞으로 많은 문제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제주개발방향에 대한 지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투자유인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주개발의 증가로 인해 환경파괴와 상하수도 문제, 특히 지하수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어 이러 부분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등과의 FTA 발효로 제주 1차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든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의원 재직기간 중 서귀포시 서홍 및 대륜동 지역구 의원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선거과정에서 공약한대로 ‘법환-혁신도시-서호-산록도로’를 연결하는 남북도로를 이음으로써 이 도로를 축으로 생활하는 새서귀포와 법환, 서호, 호근, 혁신도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이루고 싶다.

또한 서홍동 지역의 가장 큰 문제인 도로 문제와 주차 문제해결에 역점을 두고 임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지하수 문제와 쓰레기 처리 문제 등 환경문제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나아가 노약자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소외 받는 여러 계층의 복지와 안전문제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특히 해당 지역구의 경로당 환경개선 사업과 마을주민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복지회관 개선 방안에도 신경써서 해결해 나갈 것이다.

# 66년생이면 전체 도의원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앞으로도 계속 정치 생활에 뜻을 두고 도전할 것인가,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

사람 일은 앞을 알 수 없는 것 같다. 법대에는 절대 안 간다고 하였는데 법학을 공부하게 됐고, 정치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하였건만 정치인의 길을 걷고야 말았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과정과 결과들이 하늘이 주신 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밑천 삼아 소명의식을 가지고 주어진 상황을 거부하지 않고 순리대로 살고자 하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관도 마찬가지다. 현재에 최선을 다해 조그만 일이라도 정성을 다해 임하고자 한다. 늘 배운다는 자세로 살겠다. 평생을 땀 흘리시면서 농사를 지으며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간직하고 게을리 하지 않고 배우면서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제 가치관이다.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답도 이와 같다.

# 제주도민에게 건네고 싶은 말...

제주특별자치도 도의원, 특히 10대 도의회에서는 도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를 비롯한 선배 및 동료 의원 분들이 이전보다도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하면서 제주 현안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주도민들께서도 이러한 제주도의회와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과 제주도민의 행복을 위해 같이 노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주개발의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진정 우리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고 동행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아무쪼록 도민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뉴스제주 - 김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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