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제주 땅 지키기' 고민 고스란히 전달
"투자유치 원칙 중 '환경보호' 최우선 가치 두겠다" 재천명

▲ ⓒ뉴스제주

원희룡 지사가 최근 투자유치와 개발 사업 등으로 발생하는 각종 논란에 대해 도정의 입장을 확고히 전달하고 나서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6일 중앙SUNDAY 글로컬광장에 '100년 후에도 온전해야 할 제주 올레길'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또 같은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 글에는 취임 후 개발사업으로 인해 고심해야만 했던 순간과 드림타워문제, 최근 발표한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 상가리 관광지 조성사업과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원 지사는 "제주도지사 취임 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제주 땅을 지켜 달라는 것'이었다"며 "가장 제주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을 내리고 이를 지켜내기 위한 정책을 펴나가라는 주문에 많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론은 현재의 제주 모습을 지켜라. 더 이상 난개발은 허용치 말라는 것이었다"며 "자본의 투기성 토지잠식을 막아야 한다는 요청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런 면에서 드림타워는 커다란 시험대였다"며 "중국자본이 투자하는 56층 고층빌딩 건립 사업이 이미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를 끝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제주에 초고층빌딩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나를 괴롭혔다"며 "사업자 측을 만나 설득하고, 제주의 미래가치와 조화되는 방식으로 설계변경을 요청했고, 결국 드림타워는 38층으로 낮아졌다"고 나름의 성과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 6일 발표한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가리 관광지 조성사업'과 '송악산 유원지 개발 사업'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원 지사는 "농지는 국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국토환경을 보전하는 귀중한 기반이자 한정된 자원이므로 소중히 보존해야 할 미래 자산"이라며 "농지를 포함한 제주의 토리는 선조로부터 이어온 땀의 역사이며, 삶의 터전이다. 백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과 정책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최근 제주에서 상가리 관광지 조성사업과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등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취임 이전 이미 행정절차가 시작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상가리 관광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일대 약 44만㎡에 총 사업비 2000억원을 투자, '한류문화복합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환경영향평가심의회를 통해 '보완 동의'가 이뤄진 상태지만 원 지사가 "이대로 도의회에 넘기기엔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제동을 걸어놓은 상태다.

중국 신해원(유)가 추진하고 있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일원 40만8076㎡에 지하 3층, 지상 8층 높이 32m로 휴양시설 및 상가,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경관심의가 통과된 상태지만 각종 논란으로 여전히 뭇매를 맞고 있다.

원 지사는 "지금까지 투자유치를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 제주의 중산간·오름·해안은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며 "투자유치는 환경보호, 사업자의 이익, 행정의 일관성이란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 가지 가치가 충돌 할 때 가장 우선되는 가치는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을 중심에 놓고 다른 가치들이 파괴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투자유치에 대한 원칙을 재천명했다. 환경과 맞물려 있는 개발사업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어 원 지사는 "개발과 보존의 양면을 조화롭게 이루자는 모범답안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래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토지를 잘 보존해서 넘겨주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다. 앞으로 100년 후 우리 후손들도 지금처럼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을 걷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희룡 지사가 SNS를 통해 남긴 글 전문/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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