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철성로 일대 공사로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 발길 ‘뚝’, 생존권 비상...그러나 행정과 공사업체는 ‘나몰라’

김병립 제주시장이 간부회의는 물론 직원조회에서도 매번 "시민소통의 달로 정하고 현장 소통을 강화해 시민들과의 공감의 장을 확대하라"며 시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여전히 행정조직과 시민들과의 괴리감은 과거와 변하지 않은 모양새다.

아니, 시민들이 행정을 바라보는 느낌은 오히려 과거 철밥통 행정으로 다시 복귀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시장은 최근 실국장 간부회의를 갖고 “주민생활 현장으로 찾아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라”며 “공무원 마을담당제를 최대한 활용해 시민들에게 시정에 바라는 사항, 불편한 사항, 시정발전 방안 등을 수렴하고, 도정과 시정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적극 홍보해 소통과 공감의 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김 시장의 소통 강화 주문은 일선 현장에서 ‘떠도는 공허한 메아리’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 '관덕로 11길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 공사 현장 입구ⓒ뉴스제주
이러한 단적인 예가 바로 본지가 1월 12일 “[현장] 문화재 출토에 마비된 지역상권 ‘죽을 맛”’탐방취재로 공사현장으로 인한 칠성로 상인들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다뤘다.

당시 제주시가 43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관덕로 11길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전선지중화사업)'공사 현장에서 12월 중순 탐라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예총과 토기그릇, 우물 터 등이 출토되면서 정밀발굴조사 후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관덕로 11길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 공사 현장ⓒ뉴스제주

그러나 하루하루가 생존권이 달려 있는 인근 상인들은 행정기관에 조속한 공사 진행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심해지자, 제주시는 1월 12일 칠성로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1월에 조사를 진행하는 정밀 발굴 조사는 40여일이 소요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나 종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제주시가 아닌 문화재청이기 때문에 향후 이어질 공사기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지 여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고, 행정이 안일한 공사 진행 방침으로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나가고 있다.

당초 제주시는 지난해 9월 43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500여개 이상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칠성로 일부 구간에 대한 전선지중화 공사를 추진하면서 사업설명회에서 상가가 늘어선 관덕로 11길의 영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1구간(무진장 횟집~MLB사거리)과 2구간(MLB사거리~금강제화)으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구간에서 탐라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예총과 토기그릇 등이 문화재가 출토되면서 문화재청의 정밀발굴조사로 2구간 공사는 3개월 가까이 중단됐지만, 1구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어 5개월 여간 기존 포장을 뜯어내고 각종 관로를 설치·교체하는 등 작업을 벌였다.

그런데 3월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1구간 콘크리트 포장 작업이 2달여간동안 어떠한 이유인지 몰라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A씨(의류 매장 운영)는 “행정당국에서는 3월 초에 반드시 콘크리트 포장을 마무리 하겠다고 분명 약속했다”며 “그런데 5월이 다가오는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는 몰론 지연되는 이유조차 알 수가 없다”며 제주시의 철밥통 행정을 질타했다.

이어 A씨는 “우리 상인들이 단체로 민원을 넣으니까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하겠다고 담당 공무원이 말만 번지르하게 하고, 그 이후에 전혀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연초부터 이어진 관광 성수기가 이번 공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일부 상인들은 생존권마저 흔들릴 정도로 힘들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제주시의 안일한 행정적 처리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흡한 공사 운영으로 인근 상인들은 비만 오면 흙탕물로, 바람이 부는 날에 엄청난 먼지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뉴스제주

또한, B씨(커피숍 운영)는 “미숙한 공사 운영으로 인해 인근 지역이 비만 오면 흙탕물로 엉망이 되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사업장에 엄청난 먼지가 날려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렇게 많이 오던 손님들이 공사가 진행된 이후 매장 수입이 전년 대비 80%까지 줄어 매장을 접을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안일한 제주시의 행정 처리로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C씨(의류 매장 운영)는 공사업체의 제멋대로 방침과 더불어 제주시의 철저한 외면행정을 질타했다.

▲ 공사 물품들이 인근 지역 상인들 매장 윈도우를 막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뉴스제주

C씨는 “한 달 여전부터 가게 앞 유리를 다 막을 정도로 대형 공사물품을 쌓아 놓고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나 몰라라’해서 당장 치워달라고 하자 인력 부족을 핑계로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 ‘가게 앞에 공사물품이 쌓아져 있으면 어느 누가 옷을 구입하러 오겠느냐’며 공사업체와 크게 싸웠지만 방도가 없어 시청에 민원을 넣으니 ‘기다려 달라’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C씨는 이어 “지역 신문을 보면 김병립 시장께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서라‘며 지시를 했다는데 그러한 지시가 일선 현장에는 안 먹히는 모양”이라며 “제주시장이 아무리 제주도지사가 임명한다고 하나 그래도 제주시 행정 수장인데 이렇게 (조직 내 통솔할)힘이 없어서 50만을 대비하는 제주시 행정조직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 제주 칠성로 일대 '관덕로 11길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 공사 현장에서 남편과 부인이 아아들과 함께 공사장을 위태롭게 지나가고 있다ⓒ뉴스제주

한편, 제주시 관계자는 뉴스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오래된 건물이 많다보니 상수관로 교체 등 계획에 없었던 작업이 추가돼 일정이 지연됐다”며 공사완료 기간인 7월까지 반드시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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