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문영인

▲ 도농업기술원 문영인
지난 5월 9일은 「세계 공정 무역의 날」이였다. 공정무역이란 단어가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대부분 ‘그런날도 있었나’ 싶은 게 사실이다. 공정무역이란 왜곡된 무역시장에서 소비자의 것을 소비자에게, 생산자의 것을 생산자에게 공정하게 되돌려 주자는 활동이다.
보통 커피를 통해 공정무역을 설명한다. 커피는 세계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음료이고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는 무역량 2위의 농산물이다. 하지만 커피 생산국들은 대개 최빈국들이다. 다국적 기업과 매입상들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5,000원짜리 커피를 한잔 마신다면 실제 커피농장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10~20원 내외라고 한다. 이것을 공정무역을 통하여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하여 중간이득을 낮추고 낮게 책정된 단가를 올려 제값을 지불하여 서로 상생하며 어린노동자의 착취를 막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공정여행이 화두이다. 관광이 단순관광 형태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농촌생태관광으로 바뀌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관광을 지향하며 공정여행이 대두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행은 여행객이 여행지에서 쓰는 돈의 70~80%가 호텔과 항공사 등을 소유한 거대자본에 지급되고 지역사회에는 불과 1~2% 만 환원되는 형태이며 남는 것은 쓰레기와 자연훼손 뿐 이였다. 이에 비해 공정여행은 여행자와 여행사, 현지주민이 대등한 관계에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현지인의 인권을 존중하며 그 지역의 자연·문화를 보존하고자 하는 여행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공정여행의 성공사례로 올레길을 들곤 한다. 도보여행으로 훼손을 최소화하며 지역 숙박업 혹은 할머니가 내어 준 방한칸, 올레꾼을 실어나른 택시, 길가에서 감귤을 판매한 농업인에게 그 수익이 돌아갔다고 평가한다. 물론, 여기에도 미흡한 점은 많다. 수 많은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수익이 과연 지역주민에게 돌아 간 수익인가, 우리는 올레길 인근에 숙박 등 인프라는 잘 구축해 두었는가, 올레꾼들은 공정한 여행이 아니라 단지 값 싼 여행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지나간 후 생수병들만 남지는 않았는가.
이런 문제들이 있음에도 올레길이 새로운 여행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그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배우고 즐기는 생태관광의 수요는 환경과 웰빙을 타고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제는 올레길 뿐만 아니라 우리 제주농업농촌 마을이 그 생태관광지로서 역량을 키우고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각 마을의 특색을 살리는 질 높은 관광 모델을 개발하고, 생태관광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해설사와 환경 모니터링 인력을 확보하고, 숙소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제주농촌 마을은 환경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마을로 거듭날 것이다.
제주는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자연자원을 갖춘 지역이다. 이 자원을 바탕으로 환경을 보호하며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지역문화를 존중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공정여행이야 말로 우리 제주농업농촌 마을이 나아가야 할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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