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사무소 손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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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시지가는 지난해 9.2%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률 4.1%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지난 7년간(2008-2014) 제주의 주택매매가격상승률은 약 43.0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는 제주도 인구유입이 본격화된 2010년 이후로 지방세 세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지역내 총생산(GRDP)가 2.1%상승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했다.”

각종 언론 매체나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 현재 제주도는 외국인에게는 투자이민으로, 내국인에게는 지친 삶을 치유할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이주민들이 제주토착민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유입인구가 생산 및 소비를 추가적으로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주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토착민에게는 그다지 피부로 와 닿지가 않는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페・게스트하우스・전원주택 등 개발행위에 따른 지가상승, 빈부격차는 오히려 지역주민과 이주민 간의 이질화 현상을 유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이주민들 중 일부는 매입한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과거 새마을 사업시 묵시적 동의를 통해 개설 및 확장한 농로를 막아 버리거나, 농작물 피해나 주민들의 불편은 무시한 채 도시생활의 습성을 못 버리고 농가나 경작지 인근에 보안등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한 평의 땅이라도 주택부지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의 배수로를 막아버리며 인근주민들과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 또한 종종 발생한다.
물론 그들에게는 값비싼 땅의 소유권을 주장할 권리도, 야간에도 밝은 환경에서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권리도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토착민들에게 있어서 농로는 당장 생업에 없어서는 안 될 삶의 터전이자 생명로이며, 아침 일찍 농사일을 시작하는 농민들에게나 농작물에게는 야간의 충분한 숙면은 내일을 위한 꼭 필요한 휴식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련의 소소한 문제들로 인해 이주민과 토착민이 융합하지 못한 채 이렇게 대립과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면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제주도의 위상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지, 휴양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의 근간인 1차 산업에 종사하는 토착민들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민과의 마찰 없이 이주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착민들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속감과 일체감을 찾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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