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서 16일 소재 파악한 뒤 역학조사 벌이다 알게 돼

보건당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로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가 제주도를 다녀간 사실을 왜 한참이나 뒤늦게 알았을까.

141번 환자가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한 것은 6월 12일이었다. 이러니 12일 이전 141번 환자의 이동경로를 보건당국에서 파악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141번 환자 최모(42) 씨는 지난 5월 27일에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이력이 있다. 보건당국은 이 때 최씨가 14번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2차 발병지로 확산되는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정부는 메르스 감염원이 된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만일 정부가 병원을 조기에 공개하고 해당 병원을 다녀간 사람들에 대해서 역학조사를 벌이고 격리조치를 취했다면 141번 환자처럼 서울 이외의 다른 곳으로 무차별적으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은 141번 환자처럼 메르스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됐었던 것이다.

최씨가 스스로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제주도 여행에 나섰을 무렵인 6월 5일부터 8일 사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씨는 자신이 메르스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감기 정도로만 여겼을 수도 있다.

호텔이나 공항에 설치된 발열감시장치에서도 최씨의 발열상태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잠복기였던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보건당국이 141번 환자의 이동경로를 알 수 있었던 건 최씨가 12일 강남구보건소에 검사 의뢰를 했다가 결과도 듣지 않고 도주했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의 2차 검진에서도 양성으로 나오자 보건당국과 경찰이 141번 환자를 찾아 나섰다.

141번 환자는 16일에 발견됐다. 역학조사를 벌이던 도중 6월 5일에 제주도를 갔었던 사실까지 알게된 보건당국은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던 것이다.

이에 제주도는 141번 환자가 제주도내에서 다녀간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접촉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정부가 밝힌 메르스 잠복기는 최장 14일이나 현재 잠복기가 끝난 후에도 메르스 확진자가 5명이나 나오고 있어 최소 이달 말까지 제주도내에서 추가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아야 제주도가 메르스 '청정지역'을 다시 사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번에 제주도내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된 경우가 된다. 아직 지역사회 감염자는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주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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