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동행한 일행 간 진술 엇갈려…진술 의존 '한계'
배종면 교수 "감염자로서의 역할 가능성 낮다"

▲ (좌)원희룡 지사와 (우)배종면 교수.

제주 관광에 나섰던 42세 남성이 메르스 확진 141번 환자로 확인되며 도민사회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이 환자가 제주에서 감염자로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원희룡 지사는 18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141번 메르스 환자와 관련 브리핑에 나섰다. 브리핑은 이해를 돕기 위해 민간역학조사관인 제주대학교 배종면 교수가 동행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원 지사는 "어젯밤 11시30분 중앙 메르스 대책본부로부터 141번 메르스 환자가 5일부터 8일까지 일행 12명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그 즉시 141번 환자가 머물렀던 신라호텔을 중심으로 동선을 따라 접촉자들을 찾아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파악된 모든 접촉자들에 대해 22일까지 밀착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역학조사단에 의해 추가적인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모두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도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은 141번 환자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증세가 있었냐는 것일 것"이라며, 세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배종면 교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배 교수는 141번 환자의 배우자와 직접 인터뷰를 실시한 바 있다.

그 내용에 따르면 141번 환자는 5월27일 삼성서울병원에 방문 전인 23일 감기몸살 증세가 있었고, 병원에 방문해 약을 복용했다. 이후 6월3일 증세가 호전돼 완치됐다고 판단하고, 가족여행을 감행했다.

여행기간 동안 수면부족으로 인해 차에서 자는 시간이 많았지만 증세는 없었으며, 서울로 돌아온 후인 6월10일 새벽께 고열이 시작돼 서울강남보건소를 찾게 됐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 배우자의 설명이다.

배 교수는 "감염이후 임상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인 잠복기 기간에는 감염을 시키지 않는다"며 "식당이나 관광지의 경우 열린 공간이고, 단시간 머물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특히 "메르스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감염 요인이 높아 신라호텔 등을 중심으로 선제적,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배우자의 진술을 토대로 했을 때 141번 환자가 감염원으로서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굉장히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잠복기에 해당하는 6월10일경 증세가 발생했기 때문에 제주를 여행하면서 그 기간 동안 느끼는 증상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 중앙대책본부에서 내려온 자료를 보며 배우자와 통화한 결과로는 감염자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7일경 환자가 몸이 좋지 않아 차량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여전히 의문은 남는 상황이다. 

원 지사는 "현재 환자와 일행들이 각각 떨어져있는 상태고, 각자 진술도 다르다"며 "중앙질병관리본부에서 총체적 동선과 진술의 차이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도는 도대로 남겨진 상황에서 크로스 체크를 하며,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미진한 점이 없다고 할 때까지 교차검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141번 환자로 인한 제주도내 모니터링 대상자는 자가격리자 35명과 능동감시자 64명 등 총 99명이다. 항공기 승무원 22명 또한 모니터링 대상자에 포함됐으나 이들은 현재 제주도내 머물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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