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개원 1년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도 지난 7월 1일 개원 1주년을 맞았다.

도의회는 지난 1년 동안 '도민을 하늘처럼 받들며, 더 내려서고, 더 새로워지고, 더 나아가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현장의정, 창조의정, 민생의정을 펼쳐왔다고 자부했다.

같은 새누리당 출신이 도정과 의정의 수장자리에 앉았으니 제주도의 미래엔 청사진이 그려질 법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같은 여당 출신이니 의회의 역할인 도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존재했다.

▲ 구성지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뉴스제주

허나 그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여야 간 대결구도라면 그려려니하고 생각될 수도 있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도정과 의정은 그동안 누려오던 권력을 보다 더 굳건히 하고 확장하고자 서로에게 칼을 겨눴다.

이 모든건 '돈' 때문이다. 같은 가족이라도 이 문제가 얽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남'이 되게 만드는 것이 돈이다. 새해 예산안 편성 방식을 두고 제주도 최고 수장 두 명은 어느 한쪽이 승복해야만 끝이 나는 치킨게임을 벌였다. 거기서부터 시작한 도정과 의정 간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원희룡 지사는 민선 6기 도정 취임 이전부터 누차 강조해 왔던 '협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슬며시 꼬리를 감추고 사라지고 말았다는 비판을 받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의 협치 1년은 더 새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구성지 의장 역시 제10대 의정 1년을 맞아 의정정책회의를 주관한 자리에서 "10대 의회 2년은 더 많은 변화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도정과 티격태격할 것이 아니라 집행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구 의장은 우선 "지난 1년간 도민들을 위해 의정활동에 노력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직원들이 직접 준비한 1주년 행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하게 자기계발을 해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 의장은 "그동안 집행부로 이송해 처리하던 '도의회 진정민원 처리'를 의회가 직접 처리해 나가는 등 성과도 많았지만 10대 의회 2년차를 맞이해서는 한 번 더 도민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덜어 드리는 일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 의장은 도정과 숱하게 부딪혀 온 예산안 다툼 문제와 관련해, 특히 제2회 추경안이 제출된 것과 관련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증액이 무조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설득력 없는 증액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증액 예산에 대해선 사업설명서를 작성해 타당한 사유를 밝히고 집행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반영할 수 있도록 의회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오는 7월 6일 개회하는 제332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과연 지역구 도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도의원들이 구성지 의장의 부탁대로 '증액 예산에 대한 사업설명서'를 도정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예산안을 심사하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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