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만에 제주바다로 돌아가는 태산이와 복순이 ⓒ뉴스제주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6년 만에 제주바다로 돌아갔다.

지난 2009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태산이와 복순이는 제주에 한 돌고래 공연업체에 넘겨진 후 2011년 해경에 의해 적발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가 돌고래쇼 중단과 야생방류를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후 시민단체들의 부단한 노력과 시민들의 참여로 2013년 3월 대법원은 공연업체에 네 마리의 돌고래(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를 몰수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태산이, 복순이는 정부기관의 무관심과 건강상의 이유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와 함께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2013년 4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 태산이와 복순이 ⓒ뉴스제주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올해 5월 14일, 마침내 태산이, 복순이는 야생 적응 훈련을 받기 위해 제주 바다로 이송됐고,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 앞바다에 마련된 가두리에서 약 2개월 간 먹이 훈련 등의 자연적응 기간을 가졌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유산의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담당 사육사와 수의사의 보살핌 속에 안정을 되찾으며 가두리 주변에 몰려든 야생 돌고래 무리들과 빈번하게 교감하는 등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적응훈련 초기에는 활동성이 낮거나 가두리 그물 옆에 붙은 무기력한 물고기를 먹는 등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가장 활동성이 좋은 물고기를 먹는 등 포획능력이 빠르게 향상됐다. 

▲ 남방큰돌고래 제주해역 자연방류 기념행사에 참석한 유기준 해수부 장관 ⓒ뉴스제주

당시 민관방류위원회는 "현지 점검결과 당초 우려했던 태산이와 복순이의 기형과 장애, 그리고 불안정한 심리상태 등은 자연에 가까운 훈련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훈련을 시작한지 13일이 지난 5월 27일부터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2~6마리)가 가두리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6월 6일에는 이례적으로 제돌이를 포함해 약 30여 마리가 가두리 주변에 몰려들어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태산이와 복순이는 답례하듯이 격렬한 몸짓과 점프 등의 반응을 하며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유기준 장관이 지역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돌고래들의 자연방류를 축하하고 있다. ⓒ뉴스제주

함덕 해역의 가두리 시설은 정주항 외곽 약 200m 부근에 위치해 인간의 간섭이 적고 바다의 자연 상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주변해역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출몰해 야생훈련을 위한 최적지로 꼽혀왔다.

이곳에서 약 2개월 간의 자연적응 훈련을 거친 태산이와 복순이가 드디어 6일 오후 3시 정주항 일대에서 열린 '남방큰돌고래 제주해역 자연방류 기념 행사'를 통해 제주해역에 자연 방류됐다.

이에 따라 태산이와 복순이는 지난 2013년에 방류된 제돌이와 만나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들 속에서 바다를 누비는 광경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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