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의장 "우린 할 거 다 했다"
"집행부가 요구한 거 다 들어줬더니 이제와서 협상 결렬"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28일 개회된 제332회 제1차 정례회를 폐회하면서 "언제부터 의회가, 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만만해졌느냐"고 말했다.

구 의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정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과 제주도정이 의회를 경시하는 풍조가 짙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뉴스제주

구 의장은 "제2회 추경안 처리 난항에 빠진 도와 의회의 관계는 여전히 검은 먹구름 속"이라며 "의회 증액에 대해 제주도정이 또 다시 동의하지 않게 되면서 지난해 예산안 처리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말았다"고 평했다.

이어 구 의장은 "국회나 다른 의회에선 전부 인정하고 있는 '증액'을 왜 원희룡 도정만 거부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집행기관은 달라지는 것이 없으면서 오히려 의회를 개혁하고 말겠다고 추진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구 의장은 도정과 의회의 관계가 남원북철(南轅北轍)이 됐다며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남원북철이란 수레의 끌채는 남쪽으로 향하는데 바퀴는 북쪽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구 의장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상생의 길을 차단해 버리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원희룡 지사의 고집(?)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또한 구 의장은 이번 제2차 추경안 심사과정을 두고 "도의회에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집행부가 요구하는대로 사업별 설명서도 전부 첨부했고,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이행했다"며 "사실상 의회가 집행부로부터 예산심의를 받은 셈임에도 불구하고 도정은 의회에서 증액한 것 중 31%만 인정하겠다고 해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예산부결 사태의 원인이 행정부에 있음을 지목했다.

이에 구 의장은 "그래서 의회는 다 뿌리치고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의 길을 걷겠다"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구 의장은 앞서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이 도의회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소란을 피운 사례와 김용구 기획실장이 도의원과 맞붙어 싸운 일들을 거론하면서 "이런 일이 한 두 번만이 아니다. 왜, 언제부터 의회가 이렇게 됐느냐"고 말했다.

구 의장은 "공무원들이 이렇게 함부로 처신해도 괜찮은 것이냐"며 "민의를 대변하는 의원들에게 싸움을 걸고 대들고 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시급히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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