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인프라 확충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제주서 개최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신공항은 진전 없고 단기대책만 주르륵

제주도에 새로운 공항이 들어서기는 하는 걸까.
단순히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선에서 그치게 될 것인가.
하지만 제주공항 주변 지역민들의 소음피해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가 최적지인가. 등등...

▲ 이번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학교의 김병종 교수가 제주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중간보고회 설명에 나서고 있다. ⓒ뉴스제주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에 따른 연구용역을 맡고 있는 한국항공대학교의 김병종 교수가 29일 오전 10시부터 중간보고회 설명을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밝히자면, 이날 설명회에선 제주 신공항 건설에 달린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서 속시원히 해결되지 못했다. 중간보고회였을 뿐인 거다.

그러다보니 이날 발표된 내용들은 그동안 알려진 내용에서, 그 중에서도 현재 제주공항이 처한 상황을 명확히 하는 수준에 그쳤다. 공항인프라 확충 방안 역시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큰 진전이 없다.

새로운 내용이라면 신공항으로 가게 될 때 단일 활주로의 공항이 될 것이며, 최적후보지 선별 작업을 하고 있고, 이르면 올해 10월 말 내지는 11월께 발표될 것이라는 것이 전부다. 하물며 공항 설계방식에 따른 기본 예산 산출조차 제시되지 않았다.

반면, 용역진은 장기적인 계획 대신 단기계획을 구체화시켜 발표했다. 단기계획에선 제주공항이 당장 갖춰야 할 새롭게 제시된 내용들이 제법 도출됐다.

이에 대해 김병종 교수는 "장기적인 공항 이용객 수요량 증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당장의 여객 편의와 관광손실 부분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설명회 인사말을 통해 "이번 국토부의 중간보고회가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은 전국 최초가 될 것"이라는 말로 '보란 듯 생색내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였다.

▲ 항공수요 예측 결과. ⓒ뉴스제주

# 제주공항의 미래, 어떻게 예측되고 있나

용역진은 현재 제주공항에서 시간당 34회의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내년에 이르면 36회 정도가 될 것이지만 현재 이 정도의 수용능력으로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용역진은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규모 목표를 2050년으로 설정했다. 이 때에 이르면 국내선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4천만 명, 국제선에는 5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되면 시간당 이·착륙 횟수가 68회(국내선 57회, 국제선 16회, 전체 합산수치로 이 값이 결정되진 않는다) 정도는 되어야 항공수요량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30만 회에 이르는 수치다.

목표연도를 2050년으로 설정했지만 이러한 값은 이보다 훨씬 앞선 2025년 혹은 2030년에 이르면 이미 다다르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 2030년부터 2050년까지는 항공기 운항 횟수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일정해질 것으로 그려졌다.

▲ 현 제주공항 활주로 확장 3가지 방안. 이 중 가운데 2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더 이상 연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평행활주로를 신설하는 3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수면 매립과 도두봉을 깎아야 하는 난제가 남아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뉴스제주

#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게 된다면...

용역진은 현재의 제주공항을 확충하기 위한 3개의 대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안은 '단일활주로+평행유도로'다. 이 경우엔 시간당 이·착륙 횟수를 40회(연간 18만 9000회)까지 늘릴 수 있다.

2안은 '근접평행활주로+평행유도로' 또는 '교차활주로+평행유도로'다. 시간당 50회로 늘어나지만 이 경우 2개의 활주로가 너무 인접해 있어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

3안은 시간당 80회에 이를 수 있는 대안으로서 '독립평행활주로와 평행유도로'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새로 만들어지게 될 활주로는 기존 활주로와 최소 130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므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선 바다를 매립하고 도두봉을 깎아 내려야 하는 부담이 뒷따른다.

바로 이 3안이 용역진이 발표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대표대안 중 하나로서, 이미 이번 설명회 이전에도 꾸준히 거론되던 대안이었다.

▲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대표대안 3가지. 1안은 기존공항 확충, 2안은 제주공항 폐지 후 대규모 신공항 건설, 3안은 제주공항 확충 및 딘일활주로를 갖는 신공항 건설이다. ⓒ뉴스제주

# 제주신공항,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 것인가

김 교수는 대표대안 2번째로 기존의 공항을 폐쇄하고 새로운 입지에 대규모의 독립평행활주로를 갖는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이미 원희룡 지사가 생각에 두고 있지 않음을 천명한 바 있어 용역진에서 내놓는다 한들 선택되지 못한다. 게다가 어차피 새로운 부지에 신공항을 만들때까지 기존 공항을 운영하고 있어야 하기에 폐쇄 시점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신공항 건설에 드는 기간이 최소 10년이라고 봤을 때, 그때까지 공항수요를 감당하려면 현재의 제주공항을 어떻게든 뜯어고쳐야 한다. 이렇게 뜯어고친 제주공항을 신공항이 완공했다고 해서 폐쇄한다는 건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되고 말 것이기에 사실상 이 안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용역진은 이에 대해서 별 말이 없었다.

3번째 대표대안이 진정한 '제주 신공항'이다.
앞서 원 지사가 밝힌 바 대로, '기존 제주공항 + 새로운 입지에 들어설 신공항'안이다.

'신공항'에 대해 김 교수는 "2개의 공항으로 가게 될 때 너무 큰 투자는 불가능하다"며 "기존 제주공항은 활주로 용량을 최대로 늘리고, 신공항은 준중형 크기의 단일활주로를 갖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역진은 신공항이 들어설 새로운 입지에 대한 '입지평가 2단계'를 수행하고 있다며 최적지를 추려내는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공항 후보지는 기존에 알려져 있던 모든 후보지와 연구진이 새로 찾아낸 후보지 등 가능한 최대한 많은 후보지를 모아놓고 부적합한 후보지들을 탈락시키는 과정(2단계)을 밝고 있다.

3단계 입지평가에 들어서면 정밀 검토 후보지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종합 평가를 시행하게 되고 최적 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김 교수는 이 때가 빠르면 오는 10월 말, 11월엔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설명회를 통해 밝혀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은 기존에 알려진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주 조금 구체화된 정도다.

▲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지역설명회에 참가한 많은 제주도민들.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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