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고승민 기자 = 골프 인생의 목표를 이룬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인비는 2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일 오전 )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2015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US여자오픈(2008·2013년), 위민스 PGA 챔피언십(2013·2014·2015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13년)에 이어 브리티시오프까지 석권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은퇴 전까지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5.08.04. kkssmm99@newsis.com 2015-08-04
"에비앙 우승에 큰 욕심 없어" , "올림픽 출전은 꿈과 같은 일"

【인천공항=뉴시스】박지혁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금의환향했다.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을 뒤로 하고 영국을 떠나 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박인비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인비는 취재진을 만나 "작년과 재작년에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나에게 너무 큰 벽이었다. 높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뛰어넘고 나니까 홀가분하고 기쁘다.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생각난다. 감사를 전할 분들이 매우 많다"며 "한국에서 밤늦게까지 응원해주신 국민들에게도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인비의 그랜드슬램은 LPGA 투어 역대 7번째이자 동양 선수로는 최초다.

박인비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제주도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아직 KLPGA 투어에서 첫 승을 거두지 못한 박인비가 브리티시오픈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박인비는 "아직 우승이 없는데 당연히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도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았다. 조급해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박인비는 다음 주 열리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참가하지 않고, 21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캐네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다.

한편, 브리티시오픈에서 마지막까지 박인비를 위협하며 2위에 오른 고진영(20·넵스)도 같은 비행기로 귀국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

- 우승 후 돌아온 소감은.

"좋은 일이 있고 난 뒤에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에 오기 전에 우승을 해서 행복이 두 배다. 작년과 재작년에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나에게 너무 큰 벽이었다. 높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뛰어넘고 나니까 홀가분하고 기쁘다. 이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 비행기에서 우승을 실감했나.

"사실 우승하고 나서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생각을 하니 우승이 실감났다. 우승을 실감하니 지금까지 도와준 분들 많이 생각났다. 감사할 분들이 매우 많다. 한국에서 밤늦게까지 응원해준 국민들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

"(가족은)모든 사람에게 같은 의미이다.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가족 때문에 더 힘이 난다. 살아가는 이유를 느끼고, 항상 자극을 받는다. 공교롭게 이번 주 할아버지 생신이 있었는데 항상 그 주에 우승하거나 좋은 일이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좋은 기운을 주시는 것 같다. 또 부모님이 KPMG 대회 때도 오셨는데 그때에도 우승했다. 가족은 내게 힘이 되는 긍정적 의미다."

- 남편은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내 생각에는 100점짜리 남편이다. 사실 나보다 더 열심히 한다. 샷이 안 되고 힘들어 하니 더 열심히 연구한다. 내가 10분 연습하면 자기는 30분 연습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한다. 3배의 효과를 받는 것 같다."

- KLPGA 투어에서 아직 우승이 없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하는데.

"편하게 임하고 싶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하는데 많은 팬들이 오실 테니 기대된다. 편안하게 좋은 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국내에서 아직 우승이 없지만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았다. 조급해 하지는 않는다."

- 새로운 목표는 정했나.

【인천공항=뉴시스】고승민 기자 = 골프 인생의 목표를 이룬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고 있다. 박인비는 2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일 오전 )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2015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US여자오픈(2008·2013년), 위민스 PGA 챔피언십(2013·2014·2015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13년)에 이어 브리티시오프까지 석권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은퇴 전까지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5.08.04. kkssmm99@newsis.com 2015-08-04

"조금 생각해봤는데 딱히 무엇으로 정할지 모르겠다. 사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2~3년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가했다. 올해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천천히 다시 생각하면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나보다 훌륭한 전설적인 선수들이 많다. 내 목표를 어디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선수 생활을 할 것인지, 얼마나 노력할 것인지가 달라질 것이다."

- 에비앙 대회 우승으로 '슈퍼 그랜드슬램(5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고 싶지 않나.

"에비앙 대회에 대한 큰 욕심은 없다. 2012년에 우승했고, 집에 우승 트로피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메이저대회였든 아니든 우승자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로 승격한 뒤에 우승하면 한 번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내년 리우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올림픽은 내게 꿈과 같다. 메달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출전 자체만으로 영광이다. 출전도 쉽지 않다. 출전에 의미를 두고 하면 행복할 것 같다. 나라를 대표해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을 것이다."

- 대회가 열리는 제주도는 언제 가나.

"쉬다가 오늘 저녁 늦은 비행기로 제주도에 간다. 집에 노견이 있는데 몸이 안 좋다. 꼭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 제주도로 바로 안 가고 집에 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 브리티시오픈에서 경쟁한 후배 고진영에 대해선.

"한국에서 올해 성적도 좋고, 재능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연습라운드를 같이 했는데 공도 또박또박 잘 치고, 정신력도 좋다. 좋은 점을 많이 봤다. 다시 경기하면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 별명에 대해선.

"'침묵의 암살자', 국내외에서 많은 질문을 받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카리스마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선수들에게는 3~4라운드에 가서 내 이름을 보면 압박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내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어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우승 후에 눈물을 흘렸는데.

"나도 왜 울컥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큰 일이고, 꿈꿔왔던 일이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진 것 같다. 다른 때에는 괜찮았는데 어머니, 아버지와 이야기하니까 목소리가 떨렸다."

- 롤모델을 꼽자면.

"앞으로 봐야 할 선수가 워낙 많아서 딱히 없다. 박세리, 김미현, 장정, 박지은 등 우리가 좋을 길을 갈 수 있게 해준 선배님들이 많다. 누구 한 명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 골프 꿈나무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

"골프를 치는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라도 영감, 자극이 될 수 있는, 골프를 더 사랑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어려서 꿈을 키울 때 롤모델이 있다면 좋은 일이다. 내가 그런 위치에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 잦은 이동이나 시차 적응은 힘들지 않나.

"후배들의 경우, 1년차니까 당연히 훨씬 더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3~4년 하다 보면 적응이 될 것이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골프 선수는 체력과 시차적응이 필수다. LPGA 투어는 매주 시차도 바뀌며 이동하고, 나라도 바뀐다. 6주 연속 나라가 바뀌면서 경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누구나 겪는 실수이다. 경험하다보면 좋아질 것이다. 감기가 걸렸다거나 조금 힘들다고 해도 스윙에는 지장이 없다. 아픈 부분을 참고 경기하는 것은 정신력의 차이다. 체력적인 저하는 누구나 있을 수 있다. 프로도 아마추어와 마찬가지로 힘들고, 피곤할 수 있지만 버틸 정신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 작년·재작년 도전을 통해 배운 것이 있나.

"작년은 컨디션도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이 화를 부른 것 같다. 올해는 가장 주의할 부분이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3년에는 참을성, 중간에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지난해에는 욕심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 경험의 생각을 갖고 했기 때문에 위기도 있었지만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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