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스포츠마케팅을 진단하다
문개성 원광대 스포츠산업·복지학과 교수

▲ 문개성 원광대 스포츠산업·복지학과 교수. ⓒ뉴스제주

스포츠 관광 산업(sports tourism industry)이 최근에 각광을 받게 되면서 기존의 학자들 사이에서 제시된 비상업적 취지의 활동이란 정의가 바뀌고 있다. 즉 스포츠, 여가, 레저에 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참여관광과 관람을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관람관광의 형태의 상업적인 목적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유명한 스포츠이벤트를 보기 위해 관광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이벤트스포츠관광(event sport tourism), 연간 3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뉴욕 쿠퍼스 타운 야구의 전당과 박물관을 관람하는 문화유산관광(cultural heritage tourism) 등 관람스포츠이벤트 관광의 형태가 있다.

또한 다양한 선상 스포츠활동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스포츠크루즈(sport cruising), 야외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아웃도어 모험관광(outdoor and adventure tourism) 등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형도 있다.

이 산업이 추구하는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선 전 세계인에게 관광목적지(destination) 이미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일시적인 한 차례의 방문이 아닌 지속적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관광 목적지는 그 목적지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 대해 4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Turco et al., 2002).

첫째, 지형, 기후, 날씨, 자연환경과 같은 자연적 관광자원(natural tourism resource)이 있다. 둘째, 그 지역만의 독특성, 시장으로부터의 접근, 유형자원 등으로 설명될 수 있는 지역사회위치(community location)가 있다. 여기까지는 제주도가 강점으로 내세울 만큼 천혜의 자연과 입지에서 우의를 점하고 있다. 앞으로 중요하게 논의를 해야 할 자원은 다음과 같다. 셋째, 스포츠이벤트, 환대시설, 여가시설, 역사와 문화와 관련한 인공적 관광자원(manmade tourism resource)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의 유치능력과 인적 서비스에 관한 인간적 관광자원(human tourism resource)이 있다. 이 4가지의 조합이 매우 중요하며 바로 이 지점에 제주가 스포츠관광을 부흥시켜야 할 명분이 있다.

스포츠관광산업을 한 차원 더 키우기 위해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할 분야는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스포츠마케팅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포츠의 마케팅(marketing of sports)으로써 스포츠 자체를 갖고 마케팅을 하는 경우이다. 즉 FIFA는 월드컵이란 좋은 상품을 갖고 마케팅을 통해 수익과 영향력을 얻고 있다. FIFA 말고는 월드컵 개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marketing through sports)이 있다. 이는 기업이 스포츠이벤트를 협찬하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각 국가별 프로스포츠를 비롯하여 메가 스포츠이벤트(올림픽, 월드컵 등)에 참여함으로써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높이는데 주력하게 된다.

대회명칭에 국가가 아닌 특정 지역을 홍보 전략으로 내세운 가까운 지역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호에 언급한 투르 드 랑카위처럼 특정 섬(島)의 이름을 사용한 일본의 투르 드 오키나와 국제 도로사이클 대회가 있다. 엘리트 선수를 비롯하여 일정수준의 경기력으로 선발된 전국에서 모인 동호인, 그리고 기타 바퀴달린 아이템(일반 자전거, 외발자전거, 쌀 자전거 등)을 운전할 수 있는 일반인, 마지막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에 이르기까지 바퀴달린 모든 장치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는 대회이다. 매년 11월에 2일 정도 개최되는 대회를 위해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전국 혹은 세계 자전거 동호인이 항공편을 이용해서 찾아오게 되는 한정적 공간으로써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꼭 섬(島)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좋은 이슈를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제주에 219km에 달하는 환상의 자전거 길(road)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자전거 인구가 1천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삶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스마트 폰처럼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생활도구가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하이브리드 자전거, 저지(jersey)와 같은 의류, 기타 용품 등의 잠재수요가 있는 자전거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 100세 시대의 건강 아이템으로써 생활스포츠 산업분야로 성장하기 위한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즉 시대적 트렌드로써 우수한 아이템이자 친환경 콘텐츠로써도 청정지역 제주의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친환경적 스포츠를 내세우며 책정된 예산을 집행하는 행사만 치르면 될 것인가. 친환경적인 테마인 자전거, 걷기, 명상, 힐링 등의 콘텐츠는 전 세계 어느 지역,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나 제시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닌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제주 내에 연간 평균 100여회 이상의 국내외 체육행사로서 만족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체육과 스포츠의 차이점을 이전 호에 서술하였듯이 체육행사와 스포츠이벤트는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이 다르다. 즉 현재적 가치(미션, 사명)와 미래적 가치(비전, 목표)가 엄연히 다름을 의미한다. 아마추어 종목 선수 및 동호인 육성 차원에서의 체육행사는 예산을 해당 분야별로 책정하여 잘 집행하고, 정산하는데 있다.

하지만 스포츠이벤트는 앞서 언급한 <스포츠의 마케팅>과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 또한 국제적(internation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진정한 의미를 담기 위해선 실제로 공신력(公信力)이 있는 기관의 승인을 받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선수단이 방문해야 한다. 즉 매년 비슷한 시기에 경쟁의 장(場)을 만들어 승패를 가르고 스포츠의 역사적 기록을 쌓아야 한다. 그 기록은 승패의 기록뿐만 아니라 스포츠스타, 경주코스, 매체, 스폰서, 주민참여 등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범주를 총망라한 기록인 것이다.

다시 말해 공신력(公信力)을 갖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라는 섬이란 한정적 공간에서 스포츠 자체의 마케팅(marketing of sports)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좋은 아이템을 갖고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면 제주도는 세계인들에게 각인되는 주최기관이 된다. 또한 특정 종목에 대해 공신력(公信力)을 갖고 전문적인 대회 운영기술을 보유한 주체는 주관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용(공신력)을 앞세운 국제스포츠이벤트는 마케팅적 측면에서 생산자가 좋은 제품을 잘 만들고, 제품에 좋은 서비스가 가미되면서 좋은 상품으로 탈바꿈 하게 될 것이다.

즉 자전거 길로 대중의 관심을 한층 증폭시킬 수 있는 시기에 자전거라는 제품을 갖고 국제스포츠이벤트라는 서비스가 잘 안착이 된다면 그야말로 세계 유일의 제주만이 갖는 새로운 차원의 상품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제품(product) 플러스 서비스(service)가 좋은 상품(goods)이 된다면 잠재적 소비자가 모일 것이며 이는 기업의 관심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 관심이 실질적 협찬으로 이루어진다면 스폰서십이 성립되면서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marketing through sports)으로써 지속적 성장이 될 수 있다. 굴지의 기업이 참여한다는 것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겠다는 의미이지 않은가.

필자는 제주 출신으로 이번 마지막 호에 애정을 담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역동적인 바람과 짠 내음에 어우러지는 파도소리, 거대한 한라산과 360여개에 달하는 오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방문할 때마다 늘 뜨거운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필자와 마찬가지로 일반 관광객들도 방문할 때마다 뜨거운 열정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학자로서 그리고 성공적인 국제대회를 벤치마킹하여 작은 규모의 국제스포츠이벤트(Tour de Korea) 안착을 실현시켰던 전문적 실무가로서 제주에 제언하고자 한다.

칼럼 내내 강조하였던 공신력(公信力) 있는 세계적 기관을 활용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여 진정한 공신력(公信力)이 무엇인지 보여주자. 친환경적인 테마로는 자전거를 활용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가맹기관인 국제사이클연맹(UCI, Union Cycliste Internationale)이 승인하는 국제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자. 반드시 한라산을 넘는 5.16도로와 세계 7대 비경에 부합하는 풍광을 배경으로 경주코스를 잡자. 각 코스는 역사성, 전통성 등의 의미를 부여하여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로 극복하자. 대회명칭은 『Tour de』를 넘는 새로운 차원의 대회명칭을 고민하자.

도민 여러분! 『올레 벨로 제주』, 이 명칭은 어떠신가? 외국어로 표기하면 『Olle Velo Jeju』이다. 세계 최고 사이클 축전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상징적인 의미와 전 세계 자전거 동호인을 염두 하여 프랑스어로 ‘Olle’는 잘한다, 힘내라의 뜻이 있고, ‘Velo’는 자전거를 의미한다. 또한 유사한 발음으로 ‘bello’는 스페인어로 아름다운이란 의미가 있으니 아름다운 제주와 연관되어 여러모로 연상이 된다. 무엇보다 ‘올레(Olle)’는 우리 제주도 사투리로서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하여 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돌 즉, 거친 현무암으로 쌓은 골목을 뜻한다.

『Olle Velo Jeju』로부터 새로운 차원의 브랜드 네이밍! 제주의 스포츠 관광을 위해 이제 시작이다.

필자는 현재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주 출생으로 제주 제일고를 졸업하였다. 경희대학교 스포츠산업경영전공 체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스포츠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박사 후 연구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SSCI급 논문을 비롯하여 20여편의 연구실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부부처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13년을 재직하는 동안 Tour de Korea(투르 드 코리아) 국제스포츠이벤트 조직위원회 기업 스폰서십 마케팅 현장 전문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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