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500대, 충전기는 1000대... 나머지 500대는 어디서 충전을?
제주도 "올해 10월 중에 전기차 및 충전기 2300대 보급 완료될 것"

제주도에 전기차가 처음 보급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지난해까지 총 852대가 보급됐다.

제주도는 올해 1483대를 보급키로 결정하고, 6월부터 2달 여만에 약 650여 대를 보급했다. 이를 다 합하면 현재 제주 도로를 달리고 있는 전기차는 약 1500대 가량된다.

그런데 어떻게 올해부터 보급대수가 갑자기 늘어났을까.

이유는 충전기 보급에 관한 지침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전기차를 각 지자체에서 보급할 시, 반드시 충전 인프라가 구축돼야 전기차를 보급할 수 있도록 했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충전기를 아파트 주민들과 같이 쓴다거나 민간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환경에서는 전기차를 보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이 때문에 보급대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게 됐다.

▲ 제주도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량이 충전하고 있다. ⓒ뉴스제주

하지만 그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제주도는 올해 충전기 보급에 대한 사업을 제주테크노파크에 위탁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와 충전기에 대한 유지보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선 제주도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며 조달청과 지역제한 문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충전기 보급 사업이 늦춰진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 보급받은 전기차 구매 도민들에게 충전기가 3개월이 넘도록 지원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는 전기차 신청자들 중 추첨을 통해 당첨된 도민들에게 2200만 원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전기화물차는 1700만 원)과 완속충전기 구입 설치비를 지원키로 했었다. 완속충전기는 스탠드·벽부형이 600만 원 이내, 이동형이 100만 원 이내로 지원된다. 하지만 이동형은 시범사업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청 관계자는 "충전기 납품 업체가 지난 7월 중순에 선정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전기안전 신청공사도 들어가고 가정용 충전기 보급이 진행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 전기차 보급대수 만큼의 충전인프라 확충, 10월 중에 완료?

일반 주택에 사는 도민들에게는 가정용 충전기만 있으면 일단 문제는 해결되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도민이 전기차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문제가 뒤따른다.

아파트 내에 충전기(소)를 설치하려면 아파트 내 주민자치회나 사무소에서 동의를 해야만 설치가 가능하다. 아파트 내 주차장은 개인 주차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도내 A아파트는 주민들이나 사무소에서 설치에 동의하지 않아 전기차를 구매한 주민이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

▲ 전기차 ⓒ뉴스제주

도청 관계자는 "처음에 B아파트에서도 동의를 해주지 않았다가 본사를 찾아가 부탁한 끝에 동의하기로 협의를 봤다"며 "A아파트처럼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찾아다니면서 지역민들과 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제주도는 현재 환경부에서 시범사업 중인 이동형 충전기 보급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동형 충전기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마련돼 있는 콘센트에 끼워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시범사업은 한전과 제주도 기업이 맡아 육지에서 하고 있으며, 오는 9월이나 10월 중에 시범운영을 끝내고 곧바로 도입할 예정에 있다.

또한 도청 관계자는 한전이 주축이 된 민간 유료충전사업자가 늦어도 9월 중에는 출시된다고 밝혔다. 한국충전서비스에서 올해 중에 60기(완속 30기, 급속 30기)를 설치하고, 비기스제주에서도 급속 50기의 충전소를 제주도내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설치 장소와 충전 가격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말까지 제주도에 보급된 전기차 충전기는 1016기다. 올해는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7월 말께부터 지원되기 시작했다. 가정용 충전기는 완속형 충전기로 차량 종류에 따라 틀리지만 충전하는데 평균 5시간 가량 소요된다. 급속충전기로는 30∼40분이 걸린다.

제주도 관계자는 "개인용 충전기의 경우, 올해 대부분 신청했기 때문에 보급만 다 이뤄지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늦어져서 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인데, 늦어도 올해 10월 정도가 되면 전기차 전체 차량에 대한 충전기 보급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보급대상에 당첨돼 실제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차량 출고 가능 대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기아 쏘울의 경우 한 달 200∼250대 수준인데, 이 물량 중 60∼70% 가량이 제주도로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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