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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 제주시 탑동광장 일대서 개최

▲ 2015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 행사가 11일과 12일 양일간 제주시 탑동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뉴스제주

제주도가 사회적 경제 시범도시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의미 있는 자리. 2015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 행사가 11일과 12일 양일간 제주시 탑동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 경제'라는 통합적 개념으로는 처음 마련된 자리다.

행사는 사회적경제 박람회, 제주 꼬마하루방 캐릭터 '제돌이'와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 체험 여행, 음식 만들기 무료 체험 및 시식, 사회적 경제 영화제 등으로 운영됐다.

특히 첫 날인 11일은 사회적 경제 기념식을 통해 사회적 경제 유공자 표창, 제주도·제주도의회·제주도교육청·제주사회적경제위원회 간 업무협약, 비전선언 등이 이뤄졌다.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 개그우먼 김미화, 교육전문가 최진기, 임문철 사회적경제위원회장 등이 함께하는 행복토크쇼가 진행됐다.

이튿날 행사에서는 제주사회적경제활성화를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강순원 상임대표는 "최근 사회적 경제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있지만 도민 사회에서는 생소한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모여 도민사회와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이번 행사 개최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 상임대표는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라며 "사회적 경제를 일반 시장에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도민 사회의 많은 관심과 사회적 경제를 하고 있는 경제 주체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 행사는 올해를 계기로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적경제위원회, 2015제주사회적경제 한마당 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관광공사, KBS제주방송총국, 제주MBC, JIBS, KCTV가 후원했다.

# 원 지사도 원하는 '사회적 경제' 대체 무엇?

원희룡 지사는 취임 초 "사회적 약자의 취업과 생활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시범도시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적 경제란 무엇일까?

사회적경제란 '사람 중심의 경제'로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고 '함께(공생·협동·대안·공유)'의 가치를 지향하는 경제를 말한다.

이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영리기관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만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낸 것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서비스 확충과 새로운 공공서비스 수요 충족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를 도모하고, 공공서비스 혁신, 윤리적 시장 확산 기업의 사회공헌과 윤리적 경영문화 확산, 착한 소비문화 조성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통합하고 활성화 시키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행사 첫 날 축사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일반 기업은 최대한 많이 벌어서 가져가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는 벌어서 가져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던지 사회 환원을 하던지, 조합원 구성원들과 나누던지 기존의 기업과는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경제조직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는 '착한기업'이라고 얘기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언니네 텃밭'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팝니다

사회적경제박람회에는 총 53개 부스가 설치됐다. 제주사회적경제박람회 안내소와 이벤트 부스 등을 제외하면 약 40여개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참여했다.

이중 <뉴스제주>는 언니네 텃밭 우영 협동조합을 만나봤다. 언니네 텃밭 협동조합은 여성농업인이 생산한 건강한 식재료와 두부 등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시장과 여성농업인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 사회적경제기업박람회를 통해 운영된 언니네 텃밭 우영 협동조합 부스. ⓒ뉴스제주

언니네 텃밭은 주로 꾸러미 사업과 장터사업을 한다. 꾸러미 사업은 한 달에 네 번 유정란, 직접 만든 두부, 제철채소 등을 매주 소비자들에게 직접 방문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이날 행사에는 직접 재배한 고추, 물외, 녹차잎, 기장과 직접 담근 콩잎 장아찌, 막장 등이 판매됐다.

여성농업인 강순희(47)씨는 "언니네 텃밭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을 통해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제주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언니네 텃밭 사업단뿐만 아니라 여성농민회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 판매,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도민들이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여성농업인이 생산한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많이 사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회적 경제, 아직은 생소해요"

정규덕(42)씨는 평소 탑동을 자주 찾는다. 이날도 아들과 함께 탑동을 찾았다가 우연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그에게 '사회적 경제'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생소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씨는 "평소 탑동을 잘 지나다닌다. 행사장이 있기에 둘러보고 있다"며 "사회적기업은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사회적 경제라고 하니 생소하다. 비슷한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전 신청으로 이곳을 방문한 김연순(42)씨 또한 '사회적 경제'에 대해 잘 모른 채 이곳을 방문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경제에 관심이 생기는 시기라 아이들 경제 체험에 도움이 될까 해 사전 신청을 했다"며 "사회적경제는 착한기업정도로만 알고 있다.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TV, 인터넷 등 사전 홍보를 통해 이곳에 방문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방문하다보니 '일반장터'로 보는 시선이 존재했다. '착한 제품'이라는 홍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접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적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한 탓이었다.

제주 사회적 경제 시범도시 조성,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사회적 경제 시범도시가 구호에 지나지 않기 위해서는 행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이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이 우선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착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기업 자부심과 착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도민 자부심이 더해진다면 '사회적경제'로 가는 길은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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