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뭐라 해야겠는데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뜻은

김태환지사는 뭔가 속말을 해야겠는데 그 말을 찾지 못해 '갑갑해 하는'표정이었다.

4일 기자실을 들른 김지사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국산차를 마셔야 된다'며 녹차를 한잔 시킨 김지사는 인사평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조간신문을 못 봤다.'며 '여러분이 잘 알지 않느냐'며 말을 시작했다.

한 순간 긴장이 깃든 표정을 지은 후 정색하고 '사심없이 했다'고 다소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정말 사심없이 했다'고 거듭 강조한 김지사는 이를 뒷 받침하려는 듯 '인사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특별히 승진되거나 한 사람이 없지 않느냐'며 '앞으로도 도에 근무한다고 해서 승진에 특별히 혜택이 돌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정성을 두고 인사를 했으며 앞으로도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 부각시키려 하는 모습이었다.

서기관급 인사를 예고하고 난 다음날이라 이날 기자실 방문은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언가를 말을 해야겠는데 그것을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얼굴이 상기되기 까지 했다.

그것은 고경실 제주시행정부시장 인사를 거론하는 데서 나타났다.

이번인사는 '지난 7월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대규모 인사가 있었고, 출범 6개월을 넘어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안정성에 비중을 두었으며 최소화 하는데 노력했다'고 설명을 했다.

또한 행정시부시장 인사에 대해서도 사전 시장들과 협의, 요구에 의해 인사를 했다고 했다.

그때였다.

'시장들과 협의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분명 협의를 했으며 의견을 적극 받아 들여 인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시 '협의를 한 것이냐'는 듯 의심이 담긴 물음이 있자 김지사는 '어떻게 말을 해야하나'하며 갑갑하다는 듯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사심없이 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하면서 가슴으로 손을 가져가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을 해야겠는데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사심이 없다'라는 말로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시말해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뉴 제주운동'은 긍정적으로 사고를 바꾸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기자들에게 대 놓고 '부정적으로 만 보지 말고 나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줄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뉴 제주운동'의 정신과 결부시켜 우회적으로 표현하려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다음 주 초에는 후속인사를 할 것이라 말을 하면서도 잊지 않는 것이 '사심이 없음'을 드러내려 하는 듯 '당사자들의 희망을 적극 고려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도의회도 배려하고 감사위원회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 등 섭섭한 곳이 없도록 배려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48년생 인사배제 문제에서는 '그분들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기꺼이 응해 줘 인사가 쉬웠다'고 감사의 뜻을 밝힌 후 향후 이들에 대한 배려를 묻는 질문에는 거침없이 '알맞는 보임을 줄 생각'이라고 답 한 후 예까지 들면서 '고두배 전 국장의 경우 한미 FTA 업무를 이제까지 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업무를 주어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말미에 '뉴 제주운동'을 거론하며 계속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던 김지사는 '부정적 사고의 전환이 바로 뉴 제주운동'이 목적하는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말을 하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그가 끝내 하지 못하고 여운을 남긴 채 간 '속말'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왜냐하면 그가 가슴으로 까지 손을 가져가며 '꺼내려 했던' 속말 한마디가 앞으로 그의 처신의 가치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송년 메시지에서 한 말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는 '화이불류(和而不流)'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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